정부 수립 후 4월 개학하다 박정희 정권이 3월로 바꿔…미군정 때는 9월 개학
교육계엔 '9월 신학년제' 도입 의견도
'어라! 4월 개학 처음이 아니네'…3·4·9월 오간 개학일 변천사

교육부가 17일 전국 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신학년 개학일의 변천사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학생·학부모들이 맞이할 4월 개학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교육사를 되짚어보면 1961년 이후로 59년 만의 일임을 알 수 있다.

황준성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기획실장이 2015년 국회입법조사처 발간물 '입법과 정책'에 기고한 '가을 신학년제 도입 정책에 관한 연구'를 보면 학교 개학일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62년부터 3월 1일이었다.

우리나라의 첫 근대 학교라고 할 수 있는 소학교는 개학일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중학교·실업학교는 1900년을 전후로 만들어진 법령에 학사 일정이 개괄적으로 명시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학년제·학기제가 법정화되고 정착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일제는 각 학년이 4월 1일에 시작해 다음 해 3월 31일에 종료하도록 정했다.

일본은 지금도 각급 학교가 4월에 개학한다.

1945년 광복 직후 미군정은 1학기를 9월 1일에 시작하고, 2학기를 3월 1일에 시작하는 2학기제를 시행했다.

조선교육심의회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이때는 대학도 9월에 개강했다.

이후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1949년 공포·시행된 첫 '교육법'은 새 학년을 4월 1일에 시작하고 다음 해 3월 31일에 종료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1952년 제정된 첫 교육법 시행령은 처음으로 '학기'를 법제화하면서 1학기를 4월 1일, 2학기를 10월 1일에 시작한다고 명시했다.

학계는 당시에 4월 개학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일제강점기 때처럼 돌아가는 것이냐'는 반발이 있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9월 신학년제를 유지하면 무더위와 장마철인 6∼7월에 입학시험을 치르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4월 개학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여년간 유지되던 4월 학년제는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3월 학년제로 바뀐다.

당시 정부는 3월 학년제를 도입하는 이유로 ▲ 방학으로 인한 학습 중단 폐해와 과중한 숙제 부담 철폐 ▲ 입학시험·졸업식 등 사무 처리 원활화 ▲ 극한기인 1∼2월을 방학해 월동비 절약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는 5·16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에는 3월 1일에 개학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년·학기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을 신학년제(9월 신학기제) 도입'을 주장한다.

그 이유로 '교육 국제화·세계화' 필요성을 말한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입학 자원을 해외에서 유치하려면 미국·유럽처럼 가을에 학년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을 신학년제 도입을 당장 추진하려면 장애물이 많다.

제도를 전환하는 과정에 놓일 학생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학부모·학생·교육계 혼란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이 걸린다.

가을 신학년제 도입 요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을 신학년제 도입을 요구하는 청원이 2∼3월 사이에 6개 올라와 누적 6천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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