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은 위험' 돌봄 교실 참여 초등생조차 보기 힘들어
대구 학원가는 더딘 시계만 바라보며 한숨…"학원 운영자도 자영업자"
나른한 봄날까지 이어진 방학…교정은 도둑고양이 놀이터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은 텅 빈 교정은 한가로이 거니는 도둑고양이들 놀이터였다.

뛰노는 아이들 모습이 사라진 운동장에는 나른한 오후를 야외에서 보내려고 찾아온 주민 한 사람만 보였다.

굳게 잠긴 현관 너머 복도 모퉁이에는 학생을 기다리는 교재 더미가 노끈에 묶인 채 쌓여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개학이 또다시 미뤄진 17일 대구 동구 한 초등학교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정부는 코로나19 지역사회 주요 감염원이 될 것을 우려해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2주일 더 늦췄다.

확진자 6천여명이 나온 대구에서도 나른한 봄날까지 긴 방학이 이어지게 됐다.

아이를 집 밖으로 내보내기조차 걱정됐는지 상당수 초등학교에서는 긴급돌봄에 참가하는 아이들조차 만나보기 어려웠다.

나른한 봄날까지 이어진 방학…교정은 도둑고양이 놀이터

수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는 A씨는 "새 학기를 준비하는 선생님들도 집에서 화상회의를 하는지 학교가 텅 비었다"며 교문 옆 초소를 홀로 지켰다.

그는 "돌봄 교실에 나오는 아이들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오늘은 한 명도 못 봤다"며 라디오를 켜놓고 무료함을 달랬다.

기약 없는 코로나19 호전 상황을 기다리며 더딘 시계만 바라보기는 학원가도 마찬가지다.

수성구 뒷골목 소규모 학원 출입문 앞에는 공과금 고지서만 잔뜩 쌓여 있었다.

그나마 대로변 학원 몇 곳이 문만 열어 뒀다.

휴원 중이라는 한 학원은 아직 학생들을 받지 않고 있었다.

이 학원 입시전략실장을 맡은 B(43)씨는 학원 운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답답하지만, 원생 건강을 생각해 교육부 권고대로 휴원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나른한 봄날까지 이어진 방학…교정은 도둑고양이 놀이터

지난달 20일부터 휴원해 발생한 금전적 손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개원 여부를 묻는 일부 학부모에게 학원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수천 명에 달하는 특수한 상황이라 교육부 권고를 따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학원은 지난달 20일부터 휴원을 하다가 최근 문을 열었다.

학원에 들어서자 의무적으로 손 소독제 사용은 물론 발열 체크를 받아야 했다.

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손해가 약 1천만원에 달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데다 정부 지원 없이 학원이 손해를 고스란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른한 봄날까지 이어진 방학…교정은 도둑고양이 놀이터

한 학원 관계자는 "학원 운영자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는 자영업자다"며 "언제까지 대책 없이 휴원을 연장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 쉽게 말해 먹고 살기 어려워서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이 아니라 등록한 학생만 오는 장소다"며 "학부모에게도 학생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학원에 보내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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