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없는 한해, 폭염수업 불가피…일선 교육청 대책 마련 분주
일각에선 "개학 연기 능사 아냐…4월 6일 전에도 개학해야"
"고3 수업 어쩌나" 4월 개학 초유 사태에 교육현장 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개학이 4월로 연기되는 초유를 사태를 맞아 교육 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전국 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코로나 차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에 수긍하면서도 장기간 수업 공백에 따른 학생지도의 어려움, 긴급 돌봄 운영, 이후 수업 보충 문제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 수업일수 확보 비상…고3 수업지도 난감 "대입 수능도 연기해야"
경기도교육청은 정부의 추가 개학 연기 방침에 따라 수업일수 조정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도교육청은 우선 수업시수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1학기 지필고사는 가급적 수행평가로 대체하고 축제 등 학교 봄철 행사는 축소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 보충 등에 어려움이 만만치 많을 것으로 걱정한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 교장은 "예정대로 23일 개학한다 해도 여름방학이 2주 정도로 대폭 줄어드는데, 휴업 기간이 2주 더 연장되면 방학이 아예 없는 것"이라며 "폭염 속에 학생들이 등교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업 공백과 관련 가장 큰 문제는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에 대한 수업 지도다.

부산시교육청은 수업시수를 여름방학에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지만 제대로 진도를 나가지 못할 경우 재수생과 경쟁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 한 교고 3학년 담임교사는 "개학이 한 달 넘게 미뤄지면 3학년이 언제 선택과목을 듣고 진도를 마쳐 수능을 대비할 수 있겠느냐"며 "교육 당국에서는 무엇보다 수능 연기 일정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 공백 외 봄철 수학여행 등 학내 일정 연기도 불가피해 학교마다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울산 한 고교 지도교사는 "5월 말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숙박 예약 등 일정을 잡아놓았지만, 무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모의고사를 비롯해 그동안 잡아 놓은 대부분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해 학교마다 비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3 수업 어쩌나" 4월 개학 초유 사태에 교육현장 혼란

◇ 학습·생활지도도 난감…긴급돌봄 대책 마련 시급
고3을 제외한 일반 초·중·고 학생들 학습과 생활지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선 교육청은 온라인 수업 방안 등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알려주고 있지만, 학생들을 지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가정마다 PC 기능이 다르고 와이파이 사용 여부에 따라 통신 수신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학급별로 온라인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응답하지 않는 학생도 있고, 답한다 해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으니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교사들의 하소연이다.

긴급 돌봄 운영 일정을 마련하는데도 진땀을 빼고 있다.

부산을 비롯해 경기, 울산 등 전국 교육청은 이날부터 긴급돌봄 추가 수요조사에 들어간다.

부산의 경우 개학이 23일로 연기될 당시 이뤄진 수요조사에서는 유치원 돌봄 1천800여명, 초등 돌봄 1천514명이 각각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학 때 임금을 못 받는 조리원, 특수교육 실무원 등 이른바 '방학 중 비근무' 직원과 방과 후 교사들에 대한 처우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고3 수업 어쩌나" 4월 개학 초유 사태에 교육현장 혼란

부산시교육청 관할에만 방학 중 비근무자가 3천600명에 이르는 등 전국 교육청마다 수천 명에 이른다.

부산과 울산, 광주교육청은 개학이 23일로 연기할 때 이들 근무자에 임금을 선지급하고 근무 일수도 일부 조정했지만 4월 개학 연기로 다시 재정 마련 등에 나서야 한다.

◇ 교육 현장, 개학 연기 찬반 주장 분분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4월 개학 연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16일 확대간부회에서 "대구·경북과 같은 지역은 상황이 심각해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러나 비교적 그 위험성이 멀리 떨어진 곳은 학생들을 위해서 개학을 하는 게 맞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박종필 전 부산교총 회장은 "사이버 교육은 수업 질을 보장할 수 없다.

아이들에겐 공부도 중요하지만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며 "보건관리를 철저히 해 4월 6일 이전에라도 개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초유의 개학 사태를 맞았지만, 위기를 서로 이겨내자며 격려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경험이 앞으로 교육에 좋은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는 자기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발전시켜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록 휴업 중이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학교를 지켜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도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초유의 상황을 겪고 있다"며 "학생과 교직원 안전을 지키고 방학 중 비근무자들에 대한 생계 대책 등에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주 허광무 정경재 손상원 이종민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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