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론·실현가능성 회의적 의견도…"최고위에서 당론 관철되겠나"
민생당 의총서 '비례 연합정당' 갑론을박…저녁에 원내대표 선출
민생당이 17일 국회에서 첫 의원총회를 열고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했으나 갑론을박 끝에 총의를 모으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일부 의원들은 바른미래당계인 김정화 공동대표를 비롯해 원외 최고위원들이 전원 참석해 최고위-국회의원 연석회의 형태로 의총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 공동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

당내 최다선(6선)으로서 의총 사회를 맡은 천정배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민생당 출범 후 3주가 됐고,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중대 시점"이라면서"국민의당이 분당하면서 들어온 세력 간의 극단적인 갈등과 대립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정체성을 세우고, 당의 이견을 해소하는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바른미래당계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가 연합정당 참여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반목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평화당계인 박주현 공동대표는 "연합정당이 미래한국당과 같은 방식이 되지 않도록, 선거제 개혁에 앞장선 세력이 주인이 되도록 적극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의총 결과를 반영해 최고위에서 당론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찬성론을 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로 지난 며칠간 자가격리됐던 박 공동대표는 어제 음성 판정을 받고 이날 공개 일정을 재개했다.

반면 바른미래당계인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발언에서 "연합정당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반대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정당 참여에 공감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실현 가능성을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의총에서 의견을 수렴해도 최고위에서 과연 당론으로 관철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얘기하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천 의원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원칙이든 실익이든, 양면에서 반드시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 생각"이라면서 "(찬반) 의견 분포는 옮길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공관위 구성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며 "공동대표 2명이 불출석한 상황에서 표결 처리가 됐는데, 누구를 비난하기보다도 당에서 갈등이 증폭되는 데 대해 걱정들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민생당은 이날 저녁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앞서 의총을 다시 열어 연합정당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민생당의 단독 교섭단체 지위 확보에 따른 원내대표 선출도 이 자리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조배숙(4선)·장병완(3선) 의원 등 의정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맡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임재훈(초선) 의원 등 비례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