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려운 분에게…" 마스크·성금 맡긴 70대 할머니
울산에서 자신을 70대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익명의 시민이 마스크와 현금을 "대구의 어려운 분을 위해 써 달라"며 경찰에 맡겨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7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께 남부서 정문 경비 근무를 서고 있는 의경에게 한 70대 할머니가 "서장님에게 전달해 달라"며 검은색 비닐봉지 하나를 건넸다.

할머니는 비닐봉지를 다시 돌려주려는 의경에게 손사래를 치며 곧장 그곳을 떠났다.

비닐봉지에는 할머니가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마스크 40개,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마스크 40개 중 25개는 남구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자신을 "신정3동 기초생활수급자 70대 노점상인"이라고 소개하며 "대구의 어려운 분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성금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 시민분들이 힘을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마스크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로 전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로 본인 생활이 넉넉지 않음에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 직원들 모두 감동했다"며 "할머니의 마음이 대구 시민에게 잘 전달돼 피해 복구에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