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장기화에 코로나19·우울증 함께 치료할 병동 지정 검토
2만명 이르는 확진 환자·격리자 인터넷 문진해 치료 대상 분류
마음의 병도 확진 우려…대구서 정신질환·코로나 병행치료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마음의 병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확진자와 격리자 누적 인원이 2만명에 달한 대구에서는 이들을 위한 정신건강 치유시설을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17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대구지역 자치단체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 등이 전날 모여 코로나19 치료를 병행하는 정신병동 지정 방안을 검토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일부 의료기관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한 경우처럼 정신질환까지 앓는 확진자 등을 따로 격리 치료할 병동 지정의 실효성과 과제 등을 논의했다.

현재까지 누적된 대구지역 확진자는 약 6천명, 격리 대상자는 1만4천여명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우울감과 불면증, 식욕 상실, 외로움 등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생긴 마음의 병을 호소한다고 알려졌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로 알려진 심리적인 반응으로 개인차에 따라 위험 단계로까지 나빠질 수 있다고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는 우려한다.

지난달 대구시는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광역·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했다.

마음의 병도 확진 우려…대구서 정신질환·코로나 병행치료 추진
전문의와 상담 요원을 격리시설에 들여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화,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으로 2만여명을 원격 상담했다.

상담 건수가 하루 평균 1천500건에 이르면서 촘촘한 진단이 어려워지자 통합심리지원단은 구글 설문 도구를 활용해 기존 정신건강 문진표를 대체했다.

전수 조사가 끝나면 사례관리 대상자, 의학적 관심 필요자, 고위험군 등을 세부 분류해 정신질환 병행 치료가 필요한 인원을 집계할 예정이다.

감염병 치료를 병행할 정신병동 지정은 기존에 정신질환을 알던 확진 환자 치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달 8일 조현병 전력이 있는 대구지역 한 확진자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난동 부린 사례를 바탕으로 관련 지침 마련도 검토 중이다.

이종훈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감염병과 정신질환을 병행 치료할 전담 병동 마련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기존 코로나19 치료 병동 가운데 한두곳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등 효율성과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