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생활치료센터 환자 이송…의사회장 호소에 수백명 바로 응답
"대구 아픔은 국민의 아픔"…"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에 감사"
'코로나19 극복' 대구로 뛰어온 전국의 119구급대·자원봉사자
"국민의 아픔을 돌보는 데 지역의 차이는 없습니다.

대구의 아픔이 국민의 아픔이라 생각하고 달려왔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한 달을 맞은 대구에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119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등 숨은 영웅들이 있다.

17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광주, 대전, 울산, 경기, 강원, 충남, 전북, 전남 등 전국에서 119구급차 30대와 구급대원들이 일제히 대구와 경북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병원,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할 구급차와 대원이 모자라자 '코로나19 최전선'을 찾은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전국 구급차는 최대 346대에 달했다.

구급대원들은 연일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전국 병원과 생활치료센터로 실어날랐다.

이송 대상자를 지정받는 대로 구급차를 소독하고 자택 등에서 격리하는 확진자를 찾아 나섰다.

가깝게는 20∼30㎞, 멀게는 100∼200㎞ 떨어진 병원으로 구급차를 몰았다.

이송 도중 화장실이 급해도 지정된 고속도로 휴게시설에 도착할 때까지 구급차를 멈출 수 없다.

한 구급대원은 "감염 위험 때문에 온몸을 감싼 방호복 차림으로 구급차를 몰면 마스크 콧등에 쉴 새 없이 습기가 찬다"며 "보호 고글을 수시로 닦으며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극복' 대구로 뛰어온 전국의 119구급대·자원봉사자
대구지역 각 의료시설에는 각지에서 찾아온 민간 의료진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이 코로나19 사태에 의사들이 힘을 합치자는 호소문을 보내자 하루 만에 전국 의료진 250명이 자원의사를 밝혔다.

16일 기준 대구지역 병원에 파견된 의료 지원인력은 민간 332명, 공중보건의 250명 등 954명에 달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대구로 오면서 가족과 친지 등의 걱정을 덜기 위해 차출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선별진료소 등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거나 코로나19 환자 병동에서 야간진료 등에 동참했다.

경남 거제에서 개업한 의사 박모 씨는 "어머니가 걱정됐으나 대구의사회장의 호소를 접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대구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내과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J씨는 후배 의사와 함께 야간진료를 맡았다.

그는 "일선 의료진이 지친 상황에서 의사로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의사들이 곧바로 호응해줘 코로나19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자격증이 없는 민간인 출신 자원봉사자들도 환자 혈압과 체온을 확인하거나 식사 배식을 돕는다.

병원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20∼30명을 돌보는 상황에서 이들의 도움은 매우 요긴하다.

서울에서 온 공무원시험준비생 이모 씨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봉사활동하며 "하루 2차례, 총 4시간을 확진자 입원 병동에서 근무한다"며 "방호복을 입고 땀에 젖지만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을 돕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극복' 대구로 뛰어온 전국의 119구급대·자원봉사자
민간뿐 아니라 경찰도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거점병원 등에서 경비업무를 맡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역학조사를 위한 대구시의 신천지 대구교회 행정조사에 함께해 자료 확보를 도왔다.

경찰은 이들 자료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신천지 교인과 관련 시설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

군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방역 및 지원사업에 투입됐다.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에 지난 5일부터 대구지역 민간 확진자가 입원했다.

올해 졸업하고 임관한 신임 간호장교 75명은 국군대구병원에 투입돼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공중보건의사 750명도 가세했다.

군은 대구병원에 303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공병부대 인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지역 등 후방작전을 담당하는 육군 2작전사령부 예하 화생방 제독 차량은 방역 지원에 동원됐다.

육군은 7군단과 미사일사령부 소속 제독차 14대를 대구 50사단에 보냈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19 구조대, 자원봉사자 등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