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정신건강보건센터, 우울감·불안 관련 상담 1천400여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 반응…심호흡 등으로 완화 가능
'코로나 스트레스 힘겨워 마세요' 나비 포옹 등 심리적 방역법(종합)
"어머니가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데 저도 코로나에 걸릴까 봐 너무 불안해요.

요즘엔 가슴 통증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요.

"
부산 한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걸려온 전화 상담 내용이다.

한 30대 여성은 다니던 헬스클럽을 계속 가야 할지, 확진자가 거쳐 간 곳을 자신도 다녀왔는데 괜찮을지를 상담사에게 물었다.

이 여성은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없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고서야 전화를 끊었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이후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코로나19 관련 전화 상담 건수는 지난 13일 기준 1천430여건에 이른다.

자가격리자 상담 건수가 7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인 623건, 확진자나 확진자 가족 상담이 28건 등이었다.

이런 상담 요청 전화가 부산지역에서 확진자가 이어진 최근 2∼3주 사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 정신건강보건센터 설명이다.

한 20대 남성은 최근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전화를 걸어 일자리를 잃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열이 나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왔는데 결국 이 일이 알려지는 바람에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돼 집에만 있는데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가격리됐다가 해제된 36세 남성은 확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전화를 건 사례였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확진자를 접촉해 자택에서 2주간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은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하다며 전화 상담을 신청했다.

'코로나 스트레스 힘겨워 마세요' 나비 포옹 등 심리적 방역법(종합)
이 남성은 자가격리 중 혹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내내 불안에 떨었고 코로나 관련 뉴스만 찾아보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멍하니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토로했다.

버스 손잡이를 잡아도 될지, 밖에서 사람은 만나도 되는지 등 막연한 불안감을 비롯해 불면증,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황민용 해운대구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최근 고령자들이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안에서 운동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등 일상을 유지하면 힘든 감정을 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재난을 겪으면 몸과 마음의 변화나 고통이 생길 수 있고 이런 스트레스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 반응"이라며 "심호흡, 복식호흡,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쾅 내려놓는 착지법, 두 팔을 가슴을 교차해 두드리는 나비 포옹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현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불안, 우울, 공포 등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화불량, 두통, 현기증, 두근거림 등과 함께 예민함, 잦은 짜증, 화남 등 정신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기, 힘든 감정은 가족·친구와 소통하기, 집에서 취미생활 찾기, 명상 등 스트레스 해소법 찾기, 가벼운 실내운동하기, 규칙적인 식사·잠자기 등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16개 구·군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신과 상담이 가능한 인력 215명으로 코로나19 심리지원 전담 상담전화(☎1577-0199)를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