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마저 쓸쓸…'선 화장' 원칙 따라 화장부터 이뤄져
부산 첫 코로나 사망자 사흘째 임시 안치…아들 자가격리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제대로 이별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화장부터 해버려야 하니…가족들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
부산 첫 코로나19 사망자인 88세 여성 A씨(부산 95번 확진자) 화장 절차를 지켜본 한 공무원의 말이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숨졌고, 다음날인 14일 오전 2시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바로 화장이 이뤄졌다.

보호장비를 착용한 장례지도사들에 의해 병원에서 시신이 이중 밀봉된 뒤 입관해 운구차로 옮겨졌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진자의 경우 장례 전에 화장이 먼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장에는 A씨 가족 일부와 장례를 지원하는 일부 공무원만 참석한 가운데 쓸쓸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장장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힘들게 투병을 했는데 죽음마저 쓸쓸해 지켜보는 저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 첫 코로나 사망자 사흘째 임시 안치…아들 자가격리
A씨는 원래 경북 청도 주민이지만 지난 11일부터 부산 아들 집에서 머무르던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확진 판정으로 아들 가족들은 모두 자가 격리대상이 되면서 화장 절차는 다른 지역에 사는 딸이 부산에 도착한 뒤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어머니가 화장되기 전 마지막 모습도 지켜보지 못 할 뻔했지만, 보건소 도움으로 화장 때에는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소 차량을 이용해 자가격리 중인 집에서 화장장으로 바로 이동했다가 자택으로 돌아갔다.

A씨 유골은 현재 영락공원에 사흘째 임시 안치돼 있다.

상주인 아들이 오는 26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머니 장례 절차는 추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어머니 빈소를 차리실지, 생전에 거주하던 경북 청도로 옮길지 등은 나중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면서 "어머니를 황망하게 떠나보내고도 자가격리하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을 아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법률에 따라 이들에게 장례비 1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