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이동 제한·전원 검체 검사 등 선제 대응 효과 본 듯

인구 210명에 불과한 오지마을에서 불과 엿새 만에 11명의 확진자가 나온 충북 괴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닷새째 잠잠하다.

괴산 확진자 닷새째 0명…11명 집단감염 '오가리' 밖 확산 안돼
15일 괴산군에 따르면 전날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은 주민 7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11일부터 닷새 연속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장연면 오가리에서 지난 4일 김모(83) 씨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1명까지 불어났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모습이다.

오가리와 괴산 방면 송덕리를 가르는 해발 330m 솔치재가 코로나19를 저지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오가리 주민 전원과 확진자와 접촉한 주민 전수 검사가 이미 끝나 오가리를 진원지로 하는 추가 감염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괴산은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괴산 확진자 닷새째 0명…11명 집단감염 '오가리' 밖 확산 안돼
15일 현재 충북 시·군별 확진자는 괴산군 11명, 청주시 9명, 음성군 5명, 충주 4명, 증평과 단양 각 1명이다.

3만8천여명에 불과한 괴산이 인구 84만여명인 청주보다 확진자가 많다는 점에서 초기 방역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오가리 밖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괴산군이 취했던 선제 대응은 2차 감염을 막는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괴산군은 하루 만에 5명이 무더기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6명으로 불어난 이달 6일 장연면 전역에 대해 주민 이동 제한, 시내버스 오가리 무정차 조처를 내렸다.

외부인의 장연면 방문 자제도 당부했다.

장연면 일대를 사실상 봉쇄한 셈이다.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오가리 주민 전수 검사에도 착수했다.

괴산군보건소의 정규직 47명을 포함한 전 직원과 괴산 지역 공중보건의 13명이 6일부터 집마다 돌며 검체 채취에 나섰다.

이런 각개전투식 검사로 6일 하루에만 114명의 검체를 검사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닷새 만에 오가리 실거주 주민 202명의 전수 검사를 완료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동선이 겹친 적도 없는 주민 역시 모두 검사했다.

괴산군은 11일 행정명령을 내려 이달 21일까지 확진자와 관련된 종교시설·경로당 폐쇄, 오가리 무정차를 거듭 지시했다.

행정명령은 위반하면 벌금 300만원까지 무는 법률적 강제 조처다.

또 마을을 돌며 모든 주민에게 생필품을 나눠주며 바깥출입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괴산 확진자 닷새째 0명…11명 집단감염 '오가리' 밖 확산 안돼
이런 초강수 대응이 효과를 내면서 9일과 10일 각각 확진자의 가족 한명만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뿐 더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14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은 주민도 7명에 그쳐 오가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괴산군은 확진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오가리 주민이 자가 격리에서 해제되는 시점인 이달 21일 장연면 이동 제한과 행정명령을 해제할 방침이다.

오가리 모든 주민은 자가 격리 해제 전 한 번 더 검체 검사를 받아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괴산군 관계자는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해 오가리 모든 주민을 자가 격리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며 "21일 격리 조치가 무사히 해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