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광재·통합당 박정하·무소속 권성중 대결
노무현 정부 국정상황실장·이명박 정부 대변인 출신 대결 관심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vs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4·15 총선 강원 원주갑 선거구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54) 전 강원도지사와 미래통합당 박정하(53)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맞붙으면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4·15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노무현·이명박 대리인 빅매치
지난해 12월 사면 복권된 이 전 지사는 1월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은 데 이어 경선 끝에 12일 원주갑 후보로 확정되면서 강원지역 총선 판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당은 재선의 김기선 의원이 용퇴하면서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평창 출신인 이 전 지사는 원주중과 원주고, 연세대를 나왔다.

박 전 대변인은 원주 출신으로 진광중·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이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친노 핵심 인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출마해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야당 후보로 출마해 5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4·15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노무현·이명박 대리인 빅매치
박 전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인수위원회 부대변인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춘추관장 등을 지낸 MB맨이다.

또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해 원희룡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정치적 악연'이 얽힌 두 전직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나란히 맞붙게 돼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가 지난 총선에서 열세를 보인 강원지역에 바람을 불러일으켜 주길 기대한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8석 중 6석을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이 석권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철규 의원이 총선 이후 새누리당에 입당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석을 제외한 전 지역구를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민주당에서는 원주을 송기헌 의원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장도 맡은 이 전 지사는 2일 춘천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바로 원주에 선거캠프를 구성한 뒤 교육 공약을 발표하는 등 박 전 대변인보다 한발짝 빠른 행보를 보인다.

특히 인구가 급증한 지정면 기업도시 내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기고 입주민 대표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는 등 신도시 유권자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4·15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노무현·이명박 대리인 빅매치
이에 대응해 통합당은 재선의 현역 김기선을 불출마시키고 박 전 대변인을 투입했다.

강력한 상대인 이 전 지사에 대응해 통합당은 김기선 현 의원을 불출마시키면서까지 박 전 대변인을 필승 카드로 판단해 전격 공천한 것이다.

통합당이 세대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원주갑 선거구는 중앙동과 일산동, 학성동, 우산동, 태장동 등 옛 도심 지역과 지정면 등 농촌 지역이 포함돼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원주시 선거구가 갑과 을로 분구된 이후 20대 총선까지 새누리당 소속 김기선 의원이 연속 당선됐다.

그러나 원주갑 선거구에 포함된 지정면에 기업도시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2월 말 3천38명에 불과했던 지정면 인구가 4년 만인 지난 2월 말 현재 2만2천974명으로 급증했다.

민주당은 기업도시 내에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보수색을 벗었다고 판단한다.

8년의 정치적 공백기를 거쳐 복귀한 이 전 지사에게는 여권 후보 분열이 가장 큰 변수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4·15 격전지를 가다] 원주갑…노무현·이명박 대리인 빅매치
이 전 지사 출마로 4년간 표밭을 갈아 온 권성중 전 원주갑 지역위원장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권 예비후보가 완주할 경우 민주당 표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권 예비후보가 김기선 의원에게 134표 차로 석패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변인은 지역보다는 중앙에서 활동을 많이 해 인지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통합당 내에서도 표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역에서는 이 전 지사 특유의 바람몰이 선거 전략이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와 박 전 대변인의 참신성이 유권자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