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전적 19대 '9대 0'·20대 '7대 1'…보수진영 강세 이어갈까
9년 만에 정치 복귀 '이광재 효과' 통할까

강원 4·15 총선은 현역 의원 절반이 물갈이된 지각변동 속에 정치 신인들이 세대교체를 이룰지 주목된다.

21대 총선 불출마와 공천배제(컷오프)로 도내 국회의원 8명 중 4명이 인위적 물갈이가 된 상태다.

무엇보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기존 지형에 새 인물을 앞세운 진보 진영이 새판을 짤 것인지, 보수 진영이 수성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9년간의 정치 공백을 딛고 총선에 직접 출마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역할과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도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컷오프에 반발한 거물급 정치인의 무소속 출마와 '강원 정치 1번지' 춘천 선거구의 기형적 분구는 또 다른 변수다.

[총선 D-30] 강원 '보수의 수성' vs '진보의 반격'
◇ 불출마·컷오프 현역 4명 낙마 지각변동…정치 신인 대거 등장
4·15 총선에서 정당 공천이 확정된 도내 국회의원은 미래통합당 김진태·이양수·이철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등 4명뿐이다.

3선의 통합당 권성동 의원은 컷오프됐다.

같은 당 재선의 김기선·염동열 의원과 3선의 황영철 전 의원 등 3명은 공천·재판과정에서 불출마로 선회했다.

현재까지의 총선 대진표는 국회 입성 경험이 없거나 처음 출전하는 신인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지역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대결로 압축됐다.

염동열 의원과 황영철 전 의원의 지역구를 찢어 이어붙인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도 대부분 새 인물로 대진표가 짜였다.

민주당은 이 선거구에 정치 신인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을 전략공천했다.

통합당도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과 홍병천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경선 주자로 올렸다.

원주갑 선거구는 오랜 정치 공백기를 끝내고 출마한 민주당 이광재 전 지사와 통합당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친노(친노무현) 그룹 핵심 인사인 이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대결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리전으로 큰 관심을 끈다.

[총선 D-30] 강원 '보수의 수성' vs '진보의 반격'
◇ 과거 총선에서 보여온 압도적 보수 지지…21대 총선은
역대 총선에서 강원지역 민심은 보수 진영에 손을 들어줬다.

2004년 17대 때는 보수 진영인 당시 한나라당이 8석 중 6석을 석권했다.

2008년 18대는 무소속 돌풍에 휩쓸려 8석 중 3석 확보에 그쳤지만 2012년 19대 때는 9선 전석을 쓸어 담았다.

2016년 20대 때는 옛 새누리당이 6석을 꿰찼다.

현재는 통합당이 7석, 민주당은 1석이다.

그만큼 강원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보수와 진보 대결의 분수령은 '강원 정치 1번지 춘천'이다.

20년 만에 분구가 된 춘천은 완전한 분구 실패로 선거구 획정의 최대 피해지가 됐다.

춘천 25개 읍면동 중 19개 읍면동과 북부 6개 읍면동을 분리해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이라는 기형적인 2개 선거구가 탄생했다.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는 3선을 노리는 공안검사 출신의 통합당 김진태 의원이 단수 공천받아 본선에 선착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학생 운동권 출신의 허영 도당위원장과 정치 신인 육동환 전 강원연구원장이 김 의원의 3선 저지 적임자를 자처하며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만나 경선을 치른다.

경선 결과에 따라 허 위원장의 리벤지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육 전 원장의 본선 데뷔전이 될지 주목된다.

[총선 D-30] 강원 '보수의 수성' vs '진보의 반격'
◇ 9년 공백 '이광재 효과' 통할까…'공천 반발' 무소속 '변수'
작년 연말 사면 복권된 이광재 전 지사가 보수 일색인 도내 정치지형에 어떠한 변화를 줄지도 주목된다.

이번 총선에서 이 전 지사는 민주당 중앙당 강원권역 선대위원장과 도당 미래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선대 위원장으로서 도내 총선의 전체 그림을 짜면서 직접 선거도 뛰는 진보 진영의 선봉장인 셈이다.

반면 9년이라는 긴 공백만큼이나 이 전 지사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의 성적 부진과 자신의 선거마저 패배 시 정치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변수는 공천 잡음이다.

정당 공천에 반발한 양쪽 진영 예비후보들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친 채 일전도 불사하고 있다.

코로나19 민심에 기반한 정권심판론 또는 무능한 야권심판론이 힘을 받으면 무소속 돌풍이 불어 총선 지형이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 조일현 전 의원은 민주당의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 전 의원은 홍천과 횡성에서 14·17대 의원에 당선된 이력이 있다.

4선 도전에 나선 권성동 의원과 3선 강릉시장의 최명희 전 시장도 통합당 공천배제에 강력히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와 진보의 양강 구도 속에 공천에 반발한 무소속의 거센 돌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총선 D-30] 강원 '보수의 수성' vs '진보의 반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