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완화에 관심 다시 높아졌지만 인기제품은 '금값'
싸면 품절·비싸면 1장 17만원까지…여전히 힘든 '마스크 직구'
"A사 마스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데, 요즘 이탈리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난리라 재고가 없어요.

"
지난 12일 한 온라인 쇼핑몰에 유명 브랜드 A사 마스크가 10장에 50여만원으로 올라와 있었다.

제품을 올린 업체는 영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국내로 배송하는 구매 대행업체였다.

A사 마스크는 가격이 비싼 편이나 필터가 정교하다는 평가가 있어 인기가 높다.

직접 업체 측에 마스크 구매를 문의해 보니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업체 관계자는 "A사 마스크는 더 비싼 모델로 딱 10장이 남아 있는데 국제배송비, 국내배송비, 수수료 등 모두 포함해 약 119만원"이라며 "지금 주문하면 3월 말에 받아볼 수 있다.

더는 재고가 없어 빨리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마스크 수급이 어렵자 당국은 최근 해외 직구(직접구매)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했다.

관세청은 지난 4일부터 자가사용 목적의 마스크 해외구매에서 200달러(약 24만4천원) 이하 물품은 별도 수입신고나 관세 없이 통관하도록 허용했다.

200달러를 초과해도 관세만 납부하면 신속히 통관시키기로 했다.

종전에는 150달러(약 18만3천원) 이하 물품만 수입신고나 관세를 면제했다.

이후 마스크를 저렴하게 다량 구입할 수 있는 해외 사이트가 온라인에서 공유됐다.

그러나 14일 소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구 역시 저렴한 제품은 금세 동나고, 장당 10만원이 넘어 '금값'이라 할 만큼 가격이 치솟는 사례도 나와 마스크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싸면 품절·비싸면 1장 17만원까지…여전히 힘든 '마스크 직구'
지난 5일 마스크를 100장에 40달러(4만8천원)를 주고 샀다며 해당 온라인 쇼핑몰 주소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7일엔 의료용 마스크 50장을 해외직구로 7만5천900원에 살 수 있다는 정보도 올라왔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스크들은 이런 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품절됐다.

한 대구지역 맘카페에는 "해외 쇼핑몰에 올라온 직구 상품도 품절되는 경우가 많고, 판매자가 주문을 일괄취소한 다음 가격을 올리곤 한다"며 "찝찝하지만 중국산을 겨우 살 수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당분간 마스크 가격이 해외 쇼핑몰에서도 계속 오를 것 같다.

살 수 있을 때 사야 할 것 같다", "항공운항 규제로 언제 해외 직구가 중단될지 몰라 비싸도 빨리 사둬야 한다" 등 직구에 관심을 보이는 글이 여럿 눈에 띄었다.

싸면 품절·비싸면 1장 17만원까지…여전히 힘든 '마스크 직구'
'금값'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가격이 뛴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마스크를 다량 구하기 어려워 관세까지 물 각오로 이런 제품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구매 대행업체가 10장에 119만원이라고 소개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영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10장에 903.98파운드(약 139만7천원)로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구매자들에 따르면 종전에는 장당 2파운드(약 3천원)였는데, 현재 90파운드(약 13만9천원)까지 올랐다.

해당 쇼핑몰에는 한국 직배송이 없어 대행업체에 문의해 견적을 내본 결과 마스크를 받아보려면 배송비 최소 12달러(1만4천원)와 관세 26만5천원을 추가로 내야 했다.

마스크 가격을 포함하면 최소 167만6천원으로, 1장에 약 17만원인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가격에도 "지금 같은 상황에 필요한 물건"이라며 실제로 구매했다는 후기나 구매 의사를 밝힌 글이 다수 발견된다.

해외 직구로 A사 마스크를 싸게 살 수 있는 사이트를 밤새도록 찾아봤다는 직장인 김모(32)씨는 "A사 마스크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지만 감염되지 않으려면 좋은 걸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독일 직구로 A사 방진마스크 1장을 3만2천원에 샀다는 한 소비자는 "10장 가격인 줄 알았는데 일주일 걸려 받아 보니 1장 가격이더라"며 "아무리 마스크 대란 때문에 판매업자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해도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