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한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시설 격리한다는 원칙을 깨고 삼성디스플레이 일부 설비엔지니어들에 대해 입국을 전격 허용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한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86명은 오후 1시(현지시간) 베트남 번돈공항에 도착한다.이들은 베트남 북부 박닌성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분리돼 삼성 차세대 스마트폰, 중국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작업 등에 나설 예정. 별도 숙소에 머물며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천안과 중국 톈진·둥관, 베트남 박닌성에서 OLED 모듈을 제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이달 초 박닌성 공장에 플렉서블 OLED 라인 점검을 위해 국내 엔지니어 및 전문가 700여명을 3개월가량 베트남에 파견하려 했다.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계획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되자 베트남 당국이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임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차질을 빚었다.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인력도 출국하더라도 격리 조치에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고 베트남서 14일간 발이 묶이게 될 상황에 처했다. 2주간 격리에 따라 발생할 생산 차질과 양국의 경제적 피해를 우려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정부에 출장자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박노완 주베트남 대사를 비롯한 정부도 삼성에 힘을 보탰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베트남을 포함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20여개 국가에 출국 전 검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인 출장은 허용하는 방안 협의에 나섰다.박 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삼성 전문가·엔지니어들이 사전에 한국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코로나19 음성 판정 의료 진단서를 갖고 가면 2주 격리조치에서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강조했다.이에 베트남 당국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엔지니어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방역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시설격리 예외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출장자에 대한 격리 예외 조치와 더불어 LG디스플레이 등 현지에 진출한 여타 한국 기업의 입국 문제도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출장은 특정 제품과는 상관 없다. 생산라인 설비 관련 개조와 점검 등을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원인을 놓고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군이 코로나19를 퍼트렸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최근 중국 내에서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자 본격적으로 미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옮겼을 수 있다"며 "투명성이 결여된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1일(현지시간) 미 하원에 출석해 독감 증세를 보였던 사람이 사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CDC가 현장에서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 언제 첫 환자가 발생했나? 감염된 사람은 몇 명인가? 병원 이름은 무엇인가?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3400만 명이 독감에 걸렸고 2만여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언급하면서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코로나19와 관련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미군이 어떤 경로로 우한에 전염시켰다는 것인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자오 대변인이 '미군'을 특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 군인체육대회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시 우한 보건당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치료받은 외국인들은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확인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독감으로 진단받았던 일부 사례는 실제로는 코로나19였다"며 "이 병을 '중국 코로나바이러스'라 부르는 것은 전적으로 틀렸으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발원지 책임 떠넘기기는 중국에서 호흡기 질병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관영 언론들은 중 원사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독감 환자가 대거 발생한 미국이 발원지일 수 있다는 논조를 폈다. 중국의 공세 강화에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날보다 여덟 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것은 중국 정부의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발병지인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성을 제외한 신규 확진자는 세 명에 그쳤다.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로 확인됐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13일의 금요일, '대폭락 장세'에도 일부 제약·바이오주(株)가 급등세를 연출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파랗게 질린 '증시에 핀 꽃'이다. 마크로젠의 경우 장중 12%가까이 치솟으며 52주(1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뒤 30% 상한가(가격제한폭)로 직행했다. 오후 1시3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8% 급락한 1708.07을 기록 중이고,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도 11.25% 폭락한 500.30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900여개 종목이 상장된 코스피 상장주 가운데 890개 종목이 하락, 11개(상한가 포함) 종목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1340여개 종목 중 16종목을 제외한 1320여개 종목이 내림세다. 수급 상황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만 7540억원가량 순매도 중인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00억원과 2670억원 정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선 개인만 3000억원가량 순매도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2160억원과 880억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19년여 만에 대형주(株) 중심의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앞서 개장 직후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도 4년여 만에 서킷브레이커 사이렌이 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발한 직후 거래일인 2001년 9월12일 이후 18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8% 이상 폭락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중소형주가 포진한 코스닥지수는 6년 만에 '500선 고지'를 빼앗겼는데 장중 12% 이상 주저앉기도 했다. 이 지수가 5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지만 지수는 낙폭을 더 키웠다. 반면 일부 제약·바이오 주식들은 폭락 장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오르고 있다. 이른바 '종목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양약품은 같은 시간 전날보다 29.82% 상승한 2만8950원에 거래되고 있고, 이 가격에 매수하려고 대기 중인 매수량은 56만여주를 넘어섰다. 일양약품은 장중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뒤 "이 후보물질의 검증을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 내의 BSL-3 시설 연구팀에 의뢰했다"고 전했다. 신풍제약은 4%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중 한때 12.84% 급등한 94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일약품의 경우 22.63%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급등하다가 7%대로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부광약품과 비씨월드제약 역시 상승세다. 부광약품은 장중 7%가까이 올랐다가 현재 1.90% 상승한 1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비씨월드제약의 경우 3.53%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오후 들어서 보합권으로 내려왔지만 마크로젠은 4만240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