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마러라고 찾은 브라질 대표단서 확진자 1명 나와
"트럼프 검사 여부 몰라"…동행 최측근 의원은 검사 결과 기다리며 자가격리
"미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가이드라인 대통령 스스로 위반" 비판
"트럼프, 확진자와 접촉한 것 매우 걱정"…선물도 건네받아(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만난 브라질 대표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포함돼 있던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그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러한 사실에 매우 우려한다는 전언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에 대해 사실은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는 해당 브라질인을 포함해 그 바이러스에 걸린 채 만났던 모든 사람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방송에 말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러스 검사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7일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개인 리조트 마러라고를 찾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언급하며 "우리는 매우 특별한 그 무엇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일정 기간 서로 옆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은 인물은 브라질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으로, 당시 방미단에 포함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포착됐다.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바인가르텐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까지 건넸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바인가르텐이 트럼프에게 '브라질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라고 적힌 야구모자를 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옆에 서서 사진을 찍은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에게 선물을 직접 건넸다는 것이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주말 마러라고를 방문했던 브라질 대표단 중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부통령은 거의 해당 인물과 접촉이 없었고 지금으로서는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해당 인사에 대한) 확인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해당 사례의 여파를 평가 중으로 (그 결과가) 이후 조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바인가르텐은 7일 저녁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 친구로,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서 일하는 킴벌리 앤 길포일이 마러라고에서 연 파티에도 참석했다.

설사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 등 확진자와 접촉한 인사와 잇따라 악수를 하거나 일정을 동행한 것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그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고 있어 백악관이 왜 적극적으로 검사에 나서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는 검사를 받을 이유를 못찾겠다며 증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 7일 마러라고에 동행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그레이엄 의원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를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 대한 의문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실은 "브라질 대통령이나 양성 판정을 받은 인물과 직접 접촉한 기억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을 포함해 바인가르텐 국장과 교류한 다른 인사도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보면 증상 없는 환자를 검사해야 한다는 암시가 없고 확진자와 오랜 기간 가깝게 노출된 사람들만 자가격리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이날 CDC를 인용해 "자가격리란 증상이 아직 없다고 해도 합리적으로 봤을 때 전염병에 노출된 것으로 여겨져 개인 또는 단체를 분리하는 것으로, 이는 노출되지 않은 다른 이들에 대한 전염병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행정부 조언에 귀 기울인다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 스스로가 미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평소처럼 일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켄트주립대의 감염병 전문가인 타라 스미스는 "그(트럼프)는 자가격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확진자와 접촉한 것 매우 걱정"…선물도 건네받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