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도 현황 잘 몰라…업계 "콜센터 철수해도 행정당국 잘 몰라"
대구시 콜센터 유치에만 골몰…관리는 '뒷전'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콜센터 직원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 당국의 관리 소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24일 도심 한 콜센터에서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3일 현재까지 콜센터 15곳에서 직원 6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는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콜센터 직원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지난 10일에야 부랴부랴 지역 현황 파악에 나섰다.

시는 이와 관련 "지난달 18일 이후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다보니 콜센터 직원들의 감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지난 2006년부터 콜센터 유치에 본격 나서면서 지난해 말까지 56개사, 8천200여석의 컨택센터(콜센터)를 유치했다.

이 정도 실적이면 고용 창출에 따른 1천억원 안팎의 소득 창출, IT산업 활성화, 유휴건물 해소 등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콜센터 유치만 해 놓고 관리에 소홀하다는 사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콜센터를 회원으로 하는 대구컨택센터협회가 지난 10일 밝힌 현황에 따르면 대구에는 62개 센터에서 7천780여명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뒤 대구시는 컨택센터협회 소속 56개 콜센터에서 8천202명이 일하고 있다고 밝혀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마저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콜센터도 있다며 추가 조사를 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13일 현재까지도 지역 총 콜센터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같은 회사 콜센터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경우가 있어서 몇 곳이라고 명확하게 규정짓기가 쉽지 않다"며 "콜센터라고 해서 가 봤더니 투자상담을 하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협회 소속 콜센터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콜센터는 더 깜깜이다.

최근까지 6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대구 달서구 모 콜센터는 대구컨택센터협회에 속해 있지 않다.

시 당국은 협회 밖 콜센터가 10개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콜센터 업계 관계자는 "협회에 소속됐든 아니든 콜센터가 사업장을 접고 그냥 철수해도 행정당국이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며 "지자체가 건물과 장비, 보조금 등 각종 인센티브로 콜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지만 사후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