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낮에 건물 나와 활보…구청은 경찰에 전화하라 떠넘겨"
동구청, 취재진 문의에 묵묵부답…"답변 내용 생각 중인 것 같다"
'코호트 격리' 대구 한 요양원 직원 출퇴근…입주민 "불안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코호트 격리'된 대구 한 요양원 직원들 출퇴근을 목격한 입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해당 요양원에서 생활 중이던 94세와 89세 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코호트 격리됐다.

이 요양원은 5층짜리 건물 3층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건물 입주민들은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원 직원들이 출퇴근하거나 외출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입주민 A씨는 "요양원 직원과 원장이 대낮에 건물을 나와 돌아다니는 걸 봤다"며 "출퇴근은 물론 주변 마트에서 장까지 보더라"고 말했다.

B씨 역시 "어느 날 5시 30분쯤 직원과 원장 모두가 건물에서 우르르 나오더니 퇴근했다"며 "다가가서 따지려고 했지만,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무서워서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입주민은 "요양원 직원들이 돌아다닌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 건물에 손님이 찾아오지 않을까 봐 구체적인 답변을 꺼리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이 사실을 보건소에 알렸더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고 경찰은 1339로 전화하라고 했다"며 "처음에는 보건소에서 이 요양원이 코호트 격리 중인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

이렇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일반 시민은 불안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토로했다.

동구청이 이런 항의 전화를 받고도 사실상 책임을 다른 기관에 떠넘기며 방관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동구청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자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말만 여러 번 반복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언론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응 논리 세우기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