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차단 위해 공무원 복무지침 대폭 강화…출퇴근·점심시간도 탄력조정
필수인력 등 사무실 근무자는 매일 2차례 의심증상 체크해 보고
정부 '공무원 교대 재택근무' 의무화…중앙행정기관 55곳 시행
정부가 공직사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교대 재택근무를 하도록 근무지침을 대폭 강화했다.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혁신처는 12일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공무원 대상 유연근무 이행지침'을 중앙행정기관 55곳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앞서 나온 코로나19 관련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과는 별도로 내려진 것으로 사무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부서별로 일정 비율을 정해 의무적으로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지침 형식이기는 하지만 일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체 행정기관이 다 따라야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장·차관급 기관 등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재택 등 유연 근무를 하도록 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원격근무는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 근무(다른 청사·기관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최근 부처마다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인 만큼 재택근무에 무게중심이 놓인다.

원격근무자 비율은 대국민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기관장이 정하고, 특정 공무원에게 업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교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다만 국·과장 등 관리자급은 필수 요원으로 지정해 정상 근무하게 된다.

재택 등 원격근무를 하는 경우 업무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부처 밖에서도 공무원들이 쓰는 내부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를 설치하고 업무전화는 착신전환하며 매일 전날의 업무성과와 당일 업무계획을 보고하도록 했다.

출퇴근할 때나 점심시간에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담겼다.

기관·부서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9시 사이에서 다르게 정해 이동 인원을 분산하고, 점심 식사 시간도 11시30분∼12시30분 사이에서 차이를 두도록 했다.
정부 '공무원 교대 재택근무' 의무화…중앙행정기관 55곳 시행
부득이하게 사무실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은 부서별로 보건관리자를 지정해 매일 두차례 발열이나 호흡기 이상 등 의심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조금이라도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해야 하며 원격근무자도 코로나19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이밖에 회의와 보고는 영상이나 서면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업무협의도 대면 방식은 최소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번 지침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나온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 중 가장 수위가 높다.

인사처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10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관련 복무관리 지침을 내렸으나 유연근무 관련 세부 내용을 안내하거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자 의무적으로 따라야 할 내용을 처음으로 지침에 포함시켰다.

이인호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함을 각 부처에서 명확하게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재택근무를 시행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이라며 "이 내용을 바탕으로 부처·기관별 자체 복무지침을 마련해 내부업무망에 올려 널리 알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