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스크 필수부자재 적게 들어 생산량 1.5배 증가 기대"

정부가 보건용 마스크 생산량을 확대하고자 'KF94' 대신 필수 재료가 적게 드는 'KF80' 제품 쪽으로 생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생산량이 최대 1.5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진영 차장은 12일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KF80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전체 보건용 마스크에서 KF80 제품은 5%, KF99 제품은 2∼3% 등에 불과하고 나머지 92∼93%는 KF94 제품이 차지한다.

제조업체들은 KF94 제품을 만드는 게 경제적이라고 판단해 KF80보다는 KF94 생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보건용 마스크 생산의 필수 부자재인 MB(멜트 블로운) 필터가 KF80보다는 KF94에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것.
업체 관계자와 전문가한테 확인한 결과, KF94 생산에는 MB 필터가 KF80보다 20%가량 더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국내에서는 MB 필터가 아직 재고량이 있지만, 공급량 부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마스크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수입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양 차장은 "MB 필터의 수급을 조금 더 원활히 하고 업체들이 필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완화해주고자 단일계약자인 조달청을 통해 KF80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되도록 KF94보다는 KF80 쪽으로 생산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KF94에서 KF80 쪽으로 생산시설을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양 차장은 "이렇게 해서 KF94에서 KF80으로 생산을 전환하면 단순 계산으로 원자재량은 20% 감소하는 대신 실제 생산량은 최대 1.5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 제품('KF80', 'KF94', 'KF99')에 적혀있는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막아서 황사, 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과 신종플루 등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