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코로나19의 세계 경제 충격이 얼마나 커질지 우려를 사고 있다.

12일 세계 주요 연구기관의 추정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최악의 팬데믹 중 하나였던 1918년 스페인 독감 수준의 피해를 안길 경우에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9조 달러(1경802조7천억원)가량 줄 수도 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달러로 추정되는 만큼 10%가량의 GDP가 줄어드는 셈이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팬데믹 상황별로 올해 세계 GDP가 최소 2조3천300억 달러에서 최대 9조1천7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나리오별로 GDP 감소액을 추정했는데 가장 양호한 시나리오는 코로나19의 중국 기준 감염률이 10%, 치명률(감염자 대비 사망자수)이 2.0%인 경우를 가정한 것이고 올해 GDP 손실액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감염률 30%, 치명률 3.0%의 경우다.

팬데믹의 경제 충격은 사망자 증가로 인한 인력 감소, 소비 위축, 공급망 붕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

이 보고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올해 전세계 사망자수가 최소 1천518만8천명에서 최대 6천834만7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WB) 협업으로 지난해 나온 보고서는 팬데믹이 세계 GDP에 2.2∼4.8%의 손실을 안길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손실 추정액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전염병의 확산 수준이나 치명률, 경기 회복 속도 등 각종 가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팬데믹 상황을 가정해 추정한 올해 GDP 손실 예상액도 연구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는 팬데믹 때 세계 GDP가 2조6천810억달러(3천197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비해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세계 GDP의 1.3% 수준(약 1조1천억 달러)일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팬데믹이더라도 경제 충격은 앞으로 코로나19의 확산 규모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호주국립은행의 한 선임 애널리스트는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바이러스가 유럽 및 미국에서 계속 퍼지고 있어 극단적 방역 조치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에 추가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세계경제 충격은…"스페인 독감급이면 GDP의 1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