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양, 바이든 지지 선언…민주당 슈퍼팩, 바이든 광고물 제작
NYT "샌더스, 연패에 남탓만 계속"…지지 선언 확보도 부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연달아 패배의 쓴맛을 보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그저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자기 탓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미시간, 미주리, 미시시피주 등에서도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여러 핑계를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반 경선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던 샌더스 의원은 14개 주에서 경선이 치러져 '슈퍼 화요일'이라 불린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치러진 6개 주 경선에서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려 변변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NYT는 샌더스 의원이 자신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 언론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민주당 지도부가 자신을 반대하고 있으며, 자신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은 '슈퍼 화요일'에 승기를 들지 못한 배경에는 부분적으로 "독기"를 품은 "대형 언론사"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지난달에는 샌더스 의원 측이 MSNBC가 불공정하게 방송을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경선에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자신의 부상을 막으려는 민주당 지도부 압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지지하는 젊은 층이 더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유세에서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만큼 투표를 하지 않는다"며 "노인들이 투표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젊은이들도 그만큼 투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 대선캠프 대변인 마이크 카스카는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 등 샌더스 의원이 내세우는 의제 때문에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겪지 않을 부유층과의 독특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하지만 다른 샌더스 캠프 측근들은 역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샌더스 의원이 그저 자신과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들의 체면을 세우려고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념적으로 보나, 성향적으로 보나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는 샌더스 의원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샌더스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샌더스 의원을 겨냥해 "다른 사람이 대신 선거에서 이겨 후보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얻어내야 하는 일"이라며 "책임 전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 지명자는 당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고 버니의 임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었다"며 샌더스 의원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 민주당 내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전 경선을 포기한 대만계 사업가 앤드루 양도 이날 CNN에 출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경선이 끝날 때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채 중립을 유지하는 민주당의 지출 한도 없는 후원조직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기우는 듯한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 고액기부자로 꾸려진 '프라이어리티즈 USA'는 공화당 공격에 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옹호하는 광고에 예산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가이 세실 프라이어리티즈 USA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치르기 전에 자금이 부족하지 않도록 채워주고, 트럼프의 목소리만 들리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를 보호하고 이 부패하고, 충동적이며, 혼란스러운 대통령과 싸움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