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많은 韓, 법률자문 안받으면 낭패

태평양, 테슬라 위치정보 등 자문
광장, 공유 플랫폼 인허가 도와
김앤장·율촌, 이재웅 무죄 이끌어
외국기업 법률 수요 늘어나 '호재'
자동차와 드론, 킥보드 등 다양한 교통 수단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빌리티산업이 급팽창하면서 로펌들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타다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지만 로펌업계에서는 오히려 법률서비스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국내 모빌리티산업에는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손대면서 규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로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사업에 나섰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법원선 무죄, 국회선 타다 금지…모빌리티 업체들 "위기 대응하자" 대형로펌 노크 잇따라

개인정보 규제에도 촉각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로펌을 찾아 가장 먼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부 정책과 규제 테두리에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도로교통법,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 전파법, 데이터법 등 여러 법률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까딱하다간 위법 논란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타다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국회에서 제동이 걸린 만큼 모빌리티 사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법적 안정성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박한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모빌리티산업은 사업 시작 전에 규제 이슈를 점검하고 이후에는 법령 변화에 따른 자문이나 규제기관 조사와 소송 대응 업무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외국 기업들도 자주 로펌을 찾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할 때 전기차 위치정보 수집·이용을 위한 위치정보사업 허가 및 위치기반서비스 신고 과정에서 허가신청서류 작성, 위치기반서비스 약관 검토 등 규제 전반에 대해 자문했다. 김앤장은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국내에 출시할 때 2018년 국내 최초로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받았다. 광장은 중국의 자전거·킥보드 등 공유 플랫폼 업체가 국내 진출을 고려할 때 각종 인허가 과정을 자문했다. 권소담 태평양 변호사는 “체감하기로는 해외 기업 의뢰 비중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규제 가운데 하나는 개인정보다.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이 이용자 위치 정보와 이동 경로, 머문 시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교통 수단을 활용하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로펌들이 기술·미디어·통신(TMT) 전문가를 영입해 자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주 광장 변호사는 “팀 내부에서도 IT 분야 전문가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관련 법률 리스크, 운전서비스 제공자의 근로자성 등과 함께 신규 서비스 구축이나 사업자 간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경쟁 제한성 등 공정거래 이슈도 있다. 황규상 율촌 변호사는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되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의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다’ 무죄 이끈 김앤장·율촌

김앤장과 율촌의 모빌리티팀은 지난달 여객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다의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의 1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김앤장은 분야별 전문가 50여 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 전문팀을 꾸려 쿠팡의 ‘로켓배송’ 관련 각종 민·형사 소송을 대리해 승소하기도 했다.

태평양은 모빌리티팀을 크게 △내연기관차 규제 대응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대응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대응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전문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장은 IT와 자동차 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키워온 전문 변호사를 주축으로 공정거래, 조세, 노동 분야 전문 변호사들과 함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종도 그동안 국내외 자동차 및 부품 업체 자문을 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모빌리티 전문팀을 구성했다. 얼마 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 협업에 나서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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