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사회복지사"…확진 장애인 돌볼 사람 없자 자진해 병간호
코로나19 확진 받고도 장애인 돌보는 '천사 같은' 사회복지사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회복지사 5명이 병원으로 들어간 뒤에도 같은 시설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8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 중중장애인시설인 밀알사랑의집에서 사회복지사 5명과 장애인 19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지난달 26일 전후에 안동·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안동의료원에는 손희근(58)씨 등 사회복지사 4명과 중증장애인 14명이, 포항의료원에는 사회복지사 1명과 장애인 5명이 각각 이송됐다.

안동·포항의료원은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에다 의료진·간병인 부족으로 중증장애인들을 돌볼 수 없었다.

이에 밀알사랑의집에서 함께 생활해온 사회복지사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자발적으로 장애인을 돌보기 시작했다.

돌봄을 받아야 할 환자가 또 다른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

손씨를 포함한 사회복지사 5명은 기상과 함께 장애인 아침 식사를 챙긴다.

장애인들은 지적 1·2급이고, 일부는 신체장애까지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장애인들이 식사를 끝내고 나서야 온기가 사라진 음식으로 허겁지겁 아침을 해결한다.

이어 양치, 머리 감기, 세면까지 도와주면 사회복지사들은 정오가 되기 전 이미 파김치가 된다.

코로나19 확진 받고도 장애인 돌보는 '천사 같은' 사회복지사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기저귀를 교체하는 등 자기 치료는 뒷전이고 장애인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지만 손씨는 "확진 판정을 받아 시설에서 함께 지낸 장애인을 간호할 수 있게 된 게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사회복지사는 아파도 사회복지사"라고 말했다.

칠곡군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포항의료원, 경북행복재단 등을 통해 웃돈까지 얹어 간병인과 활동 지원자를 찾았지만 없었다고 한다.

칠곡군은 장애인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영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 2대를 개통해 전달하고 매일 전화를 걸어 장애인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 마스크, 손 소독제, 면도기, 생수, 이불 등 생필품은 물론 된장, 두부, 빵, 편강 등의 식료품을 수시로 지원하고 있다.

다행히 포항의료원에 입원한 장애인 2명은 지난 6일 완치 판정을 받는 등 장애인들의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받고도 장애인 돌보는 '천사 같은' 사회복지사들
김광식 밀알사랑의집 대표는 "다수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사회에 많은 근심과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회복지사의 헌신과 칠곡군의 지원으로 조만간 정상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