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증환자 수용 경북 생활치료센터 지정 곳곳 마찰음

경산시민 "아파트단지와 인접", 경주시의회 "외곽 지정해야" 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놓고 경북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3일 섬 지역인 울릉을 제외한 도내 22개 시·군에 31곳(866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다.

7일 현재 도와 시·군이 정한 생활치료센터는 32곳(820실)이다.

대구시도 지난 2일 대구 동구 중앙교육연수원 생활치료센터를 시작으로 농협경주연수원,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천주교 대구대교구 칠곡 한티 피정의 집 등을 확보해 경증 환자를 보냈다.

그러나 경북 일부 지역 주민이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반대하면서 도와 정부가 난감한 상황이다.

경북도가 3일 경산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151실 규모 경북학숙(경북 출신 대학생 기숙사)을 놓고 인근 주민이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은 "경북학숙과 아파트 단지가 붙어 있어 아무리 경증이라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생활하면 코로나19가 번질 가능성이 크고 도와 경산시가 상의를 하지 않았다"며 3일부터 출입구를 막았다.

이에 경북도는 4일 경북학숙에 대한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철회한 뒤 경산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경주 보문단지 내 리조트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는 방안도 마찰이 일고 있다.

정부와 대구시는 경주시와 농협 협조를 얻어 3일부터 경주 보문단지에 있는 농협경주교육원을 코로나19 대구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치료시설에 들어가지 못한 코로나19 경증환자가 많은 만큼 보문단지 내 켄싱턴리조트와 한화리조트를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지정하기 위해 경주시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주시민과 시의회는 경주 대표 관광시설인 보문단지에 생활치료센터를 추가 지정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시의회는 6일 담화문을 내고 "시민 40%가 관광산업으로 생업을 유지하는데 보문단지 1천여개 객실이 전염병 병상으로 채워진다면 벚꽃이 피고 축제를 열어도 아무도 찾지 않는다"며 "농협경주교육원을 대구시민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수용한 만큼 시민 우려를 고려해 다른 센터는 시 외곽에 지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민박 경주협회 회원 50여명도 6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갈림길에 선 민박사업자에게 다각적 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관광도시 이미지를 먹칠하는 추가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구시는 이달 3일 경주 더케이호텔을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시와 호텔 측은 4일 "통보받은 게 없다"고 밝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