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사들, 보건소 선별진료소 자원봉사…수녀회·주민 기부도 잇따라
기업들, 의료진에 물품 지원…지역 주둔 군부대도 동참
"함께 이겨냅시다" 선별진료소에 답지하는 지역사회 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인 각 지역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지역사회의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각종 방역물품을 보내는 등 각계에서 힘을 보태는 손길이 이어지는 중이다.

7일 서울 서초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서초구민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명이다.

이 지역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버스터미널 등이 있어 코로나19 전파 우려도 크다.

이런 탓에 서초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이 몰려 인력난을 겪는다.

하루 수백명이 몰려들지만 의료진은 고작 5명이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서초구 자원봉사센터가 서초구 관내 의사와 간호사를 모집하자 10개 병원에서 의사 21명, 3개 병원 소속 간호사 8명이 지원했다.

고도일 서초구의사회장은 "어떤 지역에서 선별진료소 의료진 5명 중 3명이 과로로 쓰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봉사에 나서게 됐다"며 "첫날 방호복을 입었을 때 앞이 잘 안 보이고 숨도 안 쉬어졌던 기억이 난다.

방호복을 입고 5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동의 한 암 면역 치료 전문병원 원장은 선별진료소 의료진을 위해 비타민제 5천개와 비타민D 30박스를 보냈고, 서초구한의사회는 쌍화탕 400포를 기부했다.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서초구의 한 방호복 수입업체는 방호두건 100개를 지자체에 보냈다.

SPC그룹 사회공헌재단인 SPC 행복한 재단은 선별진료소 의료진을 위해 빵 2천개를 기부했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12명)가 발생한 송파구에서도 지역사회의 응원이 답지하고 있다.

송파구의사회 소속 의사 12명은 지난 1일부터 선별진료소 의료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각자 의원에서 진료가 끝난 뒤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봉사한다.

어린 자녀를 둔 의사들까지 "자녀에게 떳떳한 의사가 되겠다"며 동참했다고 한다.

"함께 이겨냅시다" 선별진료소에 답지하는 지역사회 응원
송파구의 한 수녀회는 수녀 35명의 월급을 모아 의료진을 위해 비타민C 두 박스와 떡 20만원어치, 지원금 10만원을 보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일 아침 기도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했다.

주민 명재선(74)씨는 선별진료소 의료진을 위해 사용하라며 1천만원을 기부했다.

확진자 3명이 나온 성동구에도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성수도시재생주민협의체와 성수지앵협동조합은 의료진을 위해 라면, 귤, 빵 등 100여만원 상당의 격려 물품을 전달했다.

지역 주민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지원하는 손길도 잇따랐다.

성동구에 있는 한 무역회사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마스크 1천700장을 기부했다.

박영채(42) 대표는 "최근 회사 직원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 있었다"며 "운 좋게 마스크를 확보했는데,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확진자 7명이 발생한 은평구에서는 한 교회 신도들이 독거노인과 노숙인, 복지시설 종사자를 위해 써 달라며 1천900만원을 기부했다.

"장애인을 위해 써달라"며 의료용 마스크 150장을 장애인복지시설에 기부한 주민,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1천만원을 구청에 보낸 어린이집 원장도 있었다.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도 힘을 보탰다.

서초구에 있는 한 부대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유동인구를 열화상 카메라로 점검하는 인력을 매일 8명 지원한다.

강남구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 장병 10명이 구청 공무원들과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주변 등 취약지역을 방역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