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패 좌우할 6개주에 독립조직 만들고 자금지원…민주 후보도 지원
블룸버그, 트위터에 '트럼프 조롱' 영상 올려…트럼프 "넌 쉬운 상대" 반격
블룸버그 "당신과는 안끝났다"…6개 경합주서 트럼프 낙선운동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레이스에 뛰어들었다가 돈만 날리고 중도 하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는 그의 의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오는 11월 미 대선 승부를 가름할 6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좌절시키기 위한 '반(反) 트럼프' 운동에 돈을 대기로 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낙선 운동을 전개할 6개주는 애리조나, 플로리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모두 이긴 곳들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블룸버그 전 시장은 해당 6개주에 특정 후보와 조율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정치운동 조직을 결성하고, 현장사무소 운영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들 조직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자를 지원하는 광고 제작에도 돈을 댈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동시에 열리는 상·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블룸버그의 새 조직이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WP는 관측했다.

아울러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이 설립한 디지털 데이터 기반 광고서비스 회사인 '호크피시'를 계속 운영해 민주당 선거운동을 돕기로 했다.

다만 '슈퍼 화요일' 경선 후 하차를 선언하고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진보 성향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에도 그를 지원할지는 미지수라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 측은 이미 50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블룸버그의 기부금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바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이런 지원 활동은 '쩐의 전쟁'에서 크게 앞선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를 상대할 민주당 후보 측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지난 1월 말 현재 9천300만 달러(약 1천105억원)를 손에 쥐고 있으나, 민주당 '양강'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각각 700만 달러(약 83억원)와 1천700만 달러(약 202억원)만을 보유 중이다.

블룸버그 "당신과는 안끝났다"…6개 경합주서 트럼프 낙선운동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반 트럼프' 운동 전개 소식이 나온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리며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은 물론 상·하원을 모두 석권하겠다고 주장하는 연설 장면을 보여준 뒤 유명 배우 등이 마치 이를 비웃는 것처럼 보이도록 영화 속 장면들을 짜깁기해 편집했다.

영상에는 한국 배우 명계남으로 보이는 인물이 나오는 장면도 들어가 있다.

블룸버그는 이 트윗에서 "우리는 아직 당신과는 끝나지 않았다, 도널드"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실명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영화 '스타워즈' 속 캐릭터들에 자신과 블룸버그 전 시장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올리며 "미니 마이크(블룸버그의 키가 작다고 놀리는 별명), 넌 쉬운 상대야!"라고 반격했다.

블룸버그 "당신과는 안끝났다"…6개 경합주서 트럼프 낙선운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