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구로병원 "1시간 만에 코로나19 진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2시간30분에서 1시간으로 줄인 검사법이 개발됐다. 기존 방식은 검사를 위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만 새 검사법을 이용하면 장비 비용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저개발 국가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자회사인 바이오젠텍이 코로나19 등 감염병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는 고속다중분자진단 기술(다중형광등온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바이오젠텍 연구팀과 임채승(사진)·장웅식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팀이 개발한 새 기술은 특정한 시약을 활용해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기기 없이 핵산을 증폭하는 방법이다.

지금 활용하는 RT-PCR 검사 방식은 환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한 뒤 온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핵산을 증폭한다. 4000만원 정도인 PCR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비를 갖춘 대형병원 검사실에서 주로 진단할 수 있다. 검체를 이곳까지 운반하는 데 추가 시간이 필요한 데다 숙련된 전문가만 검체를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저개발 국가에서는 활용이 쉽지 않다.

바이오젠텍은 온도 변화 없이 62도를 유지하면서 핵산을 빨리 증폭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임채승 고려대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민감도가 RT-PCR 방식보다 좋기 때문에 20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농도 문제가 있어 40분 정도는 증폭한 뒤 확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텍은 초고속 진단시약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새 기술을 결핵, 독감 등 다른 감염병 검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