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성모병원, 지난달 27일 고열·인후두염 증세에도 선별진료소 안 보내
성모병원 "보호자가 검체 검사 거부"…확진자 딸 "검사 권유받은 적 없다"

충북 괴산의 8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엿새 전 진료을 받은 괴산 성모병원과 확진자의 딸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성모병원 측은 검체 검사를 권유했으나 확진자 김모(83) 씨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한 반면 김 씨의 딸(63)은 "권유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진위를 떠나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었던 김 씨에 대한 성모병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괴산 80대 노인 코로나19 확진 전 진료한 병원과 딸 '진실 공방'(종합)
5일 괴산군보건소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김 씨는 지난달 27일 괴산 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 김 씨는 38도의 고열에 급성 인후두염 증세를 보였으나 병원 측은 감염자와 접촉이 없었다며 투약만 하고 돌려보냈다.

성모병원 측은 김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괴산군보건소에 "검체 채취를 권유했으나 보호자의 반대로 투약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의 딸은 "성모병원 측에서 검체 검사를 하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검체 검사를 왜 거부했겠냐. 병원이 불리하니까 그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설령 김 씨 측이 검체 채취를 거부했더라도 고열과 인후두염 등 코로나19를 의심할만한 증세가 있었던 상황에서 성모병원 측이 괴산군 보건소에 알려야 했다는 비판이 지역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괴산군 보건소 관계자는 "성모병원이 당시 김 씨의 상황을 통보해줬더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 80대 노인 코로나19 확진 전 진료한 병원과 딸 '진실 공방'(종합)
그러면서 "당사자가 거부하면 검체 채취를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도 "성모병원의 대응은 아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확진 판정받기 직전 진료한 서부병원도 "성모병원이 제대로 대처했다면 김 씨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더 일찍 확인됐을 것"이라며 "김 씨가 확진 판정받으면서 의료진이 자가 격리돼 병원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 씨는 성모병원 방문 닷새 뒤인 이달 3일 발열과 호흡기 곤란 증세를 보여 괴산 서부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를 의심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괴산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감사를 받은 결과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