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고 직원 무급 휴가, 비싼 임대료 걱정에 잠 안 와"
"상권 초토화 상황입니다" 코로나19에 휘청, 천안 자영업자들
인구 67만의 중소도시 충남 천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

가게들이 휴업이나 아예 문을 닫는 등 지역 상권 초토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불당·백석·쌍용동 지역 점포는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여겨지면서 문닫는 상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천안에서는 지난달 25일 40대 여성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는 데 이어 5일 현재까지 모두 8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는 두자리 숫자로 확진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임시 휴업 식당이 늘어나면서 평소 다니던 식당이라도 식사 약속을 하려면 영업 중인지를 꼭 확인해야 헛걸음을 면할 수 있을 정도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문을 열어도 어차피 장사가 안되니 이참에 잠시 문을 닫는 업소도 늘고 있다.

불당동 한 옷가게 대표는 "손님 발길이 뚝 끊겨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백석동 고깃집 주인은 "문을 닫고 직원들은 무급 휴가를 보냈지만, 비싼 임대료 낼 걱정에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소상공인 긴급지원과 경기 부양을 위해 11조원가량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정부 지원 대출을 받거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임대인에게 임대료 인하분의 절반만큼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착한 임대료 지원책'도 실효성이 낮다.

"상권 초토화 상황입니다" 코로나19에 휘청, 천안 자영업자들
한 치킨집 주인은 "착한 임대인을 못 만나면 고스란히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런 임대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비는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 천안시민의 하소연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왔다.

청원자는 "천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도시가 마비된 상태"라며 "거리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가게도 줄지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안시민을 코로나로부터 지켜달라"며 "초토화된 지역 상권 현장을 찾아보고 다양한 서민 버팀목 정책을 발굴,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구만섭 시장 권한대행은 5일 '시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안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실 시민 여러분을 생각하니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추가 지원을 위해 예비비 26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