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장기화, 문화재·학계 영향 미쳐…박물관은 VR 선보이기도
코로나19로 특별전·학술 모임·교재 판매도 '스톱'(종합)
전례 없는 감염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문화재계와 학술계도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주요 국립박물관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에 있는 소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휴관 기간을 2주 연장해 22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중앙박물관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가야본성' 특별전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소리, 역사를 담다'는 휴관 기간인 지난 1일 종료했다.

이달 8일까지로 예정된 한글박물관 특별전 '한글의 큰 스승'도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일찍 막을 내리게 됐다.

고궁박물관은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 특별전을 1일에 마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물을 중국에 돌려주기 어렵게 되자 전시 기간을 이달 31일까지로 늘렸다.

코로나19는 향후 전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앙박물관은 문화재청과 4월 중순에 개최하려고 한 국보·보물 특별전을 6월 하순으로 미루고, 중국 쓰촨성 싼싱두이(三星堆)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는 여름에서 겨울로 돌리기로 했다.

연말에 열기로 계획한 '인류의 여명' 특별전은 내년 봄으로 개막 시기를 조정했다.

다만 민속박물관이 한일 공동 기획전으로 마련한 '미역과 콘부'는 예정대로 오는 17일부터 5월 17일까지 일본 지바현 국립역사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한다.

중앙박물관이 여름에 국립역사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하는 가야 순회전도 아직은 일정에 변동이 없는 상태다.

중앙박물관은 휴관 기간에 누리집을 개편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확충했다.

'가야본성',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지도예찬',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특별전을 온라인에서 체험하도록 했다.

국립부여박물관도 누리집에서 '치미', '동하총' 특별전 VR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화재청은 올여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여부에 촉각을 세운다.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갯벌' 등재를 결정할 올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중국 푸저우에서 6월 29일 개막할 예정이다.

학술계도 움직임은 거의 없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모아 제공하는 학회 소식을 보면 월례 발표회와 학술 세미나, 특강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학계 관계자는 "대규모 학술 모임은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과 회의도 온라인에서 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교재를 판매하는 학술 출판사들은 개강이 미뤄지면서 성수기인 3월 초에 주문량이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다.

최임배 학지사 부사장은 "본래 도서 출고로 바빠야 할 시기인데, 코로나19로 이번 학기는 망쳤다는 말이 교재 출판사 사이에서 돈다"며 "시장이 워낙 불투명하다 보니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많은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하면 교재는 더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들이 영상 강의를 할 때 학습에 필요한 교재를 언급하고, 도서 불법 복제 방지를 공지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