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감염 의심사례 코로나19 검사 1천855명 불과
홋카이도 감염자 발표 수치의 10배 이상이란 관측도
일본 정부 뒤늦게 코로나19 검사 의료보험 적용 발표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철저관리? 소극적 검사 결과?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1천명에 도달한 가운데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둔화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등 일본은 중국 다음으로 '우려 국가'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10~20명 늘어나는 수준으로 연일 수백 명씩 늘어나는 한국에 비해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의심 환자에 대한 검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철저관리? 소극적 검사 결과?
NHK가 후생노동성과 각 지자체의 발표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 국내 감염 사례(중국 관광객 등 포함) 280명 ▲ 크루즈선 탑승자 706명 ▲ 전세기편 귀국자 14명 등 1천명이다.

일본은 지난달 3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3천700여명과 전세기편으로 중국 우한(武漢)에서 귀국한 사람 829명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했다.

그러나 일본 내 지역사회 감염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검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3일 12시 현재 '국내 사례'(지역사회 감염 의심 사례)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은 사람은 1천855명으로 이중 253명이 양성이었다.

양성 판정 비율은 13.6%에 달한다.

후생성은 국내 사례 PCR 검사 실시 인원은 유사증 보고 제도의 틀 안에서 보고된 숫자로, 각 지자체에서 실시한 모든 검사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퇴원 때 실시하는 확인 검사와 유사증 보고에 해당하지 않는 검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과 비교하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철저관리? 소극적 검사 결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 2일자 보도에서 한국은 지난달 29일까지 약 9만4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나, 일본은 약 7천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본에선 의사가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보건소에 연락하고 보건소는 지방위생연구소 등에 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검사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해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영 NHK와 민영 TBS 등 일본의 방송사들은 코로나19 검사 희망자가 자동차에 탑승한 채로 신속히 검체 채취가 이뤄지는 한국의 검사 방식을 신기하다는 듯이 방송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국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은 검사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홋카이도(北海道)는 확진자가 79명인데 실제로는 10배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후생성이 설치한 전문가 회의에 참여한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 교수(이론역학)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5일 시점에 홋카이도 전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940명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니시우라 교수는 홋카이도를 여행한 뒤 일본 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의 수와 홋카이도 공항을 이용한 인원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경증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상당수의 감염자가 확진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인 셈이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철저관리? 소극적 검사 결과?
심지어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앞두고 국내외에 공표되는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언론은 물론 야당에서도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뒤늦게 검사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후생성은 이번 주 중으로 코로나19 검사에 공적 보험을 적용하고, 보험 적용 때 발생하는 본인 부담금도 "공적으로 보전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코로나19 검사에 공적 보험을 적용하면 보건소를 통하지 않고 검사가 가능해져 검사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NHK는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신속한 대응으로 찬사를 받았던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라는 복병을 만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도쿄올림픽 개최라는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세계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교도통신은 감염자 1천명 도달을 계기로 "더 늘어날지, 종식으로 갈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