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기시간 줄었으나 마스크 구하기 여전히 힘들어
꽃샘추위와 싸우며 일부 시민 4시간 전부터 우체국에 줄 서
"언제까지 마스크 사려고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나요"
"어제는 6시간 줄 섰는데 오늘은 4시간 전부터 서니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거라고 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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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적 마스크 대거 공급에 나섰다.

이에 따라 마스크 사정이 다소 수월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마스크 몇 장을 확보하기 위해 힘겨운 하루를 보낸다.

4일 오전 11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 대구 수성우체국에는 시민들이 오전 7시께부터 줄을 섰다.

전날에도 이곳에 마스크를 사러 나왔다는 김모(73·여)씨는 "어제는 5시부터 줄을 섰는데 오늘은 7시쯤 나와보니 2명이 먼저 와 있었다"며 "마스크 구하기가 조금은 나은 모양이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수성우체국 한 직원은 "어제는 대기한 줄이 전날보다 조금 줄어 마지막에 오신 분들은 거의 기다리지 않고도 마스크를 사가셨다.

그런 말씀을 드려도 노약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시니 건강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망 소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줄을 서시는 것 같다"고 했다.

"언제까지 마스크 사려고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나요"
남대구우체국에는 이날 오전 7시 30분께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이 몰렸다.

일부는 우체국 문을 열기도 전부터 종이 박스를 깔고 기다리며 꽃샘추위와 싸웠다.

오전 7시 기준으로 대구 기온은 영상 6.2도였지만 바람이 초속 4m로 강하게 불며 체감온도는 3도까지 떨어졌다.

박모(65·여)씨는 "정부가 약국에서 마스크를 많이 팔게 하면 노인들이 이렇게 새벽부터 나와서 추위에 떨 필요가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언제까지 마스크 사려고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나요"
오전 10시 30분께부터 마스크를 판매한 농협하나로마트 수성점에도 2시간여 전부터 시민이 수십m에 걸쳐 줄을 섰다.

지난 3일 오후 3시 공적 마스크를 지역 1천300여개 약국에서 동시 판매해 대기 인파 분산 효과가 상당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날은 약사회가 공적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해 약국에서 판매는 하지 못하게 됐다.

대구시약사회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매일 오후 3시에 약국을 통해 공적 마스크를 동시 판매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들었는데 갑자기 오늘은 마스크가 없다고 하니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약국에는 출입구마다 '공적 마스크 없음'이라는 안내 문구가 내걸렸다.

중구 모 약국 관계자는 "정부가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했는데 정작 들어오는 것은 없다"며 "공적 마스크가 왜 없느냐는 시민 항의가 잇따를 것 같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마스크 사려고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