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개 자치구 물량확보 비상…"납품하겠다는 업체 없어"
'선 구입 후 추가 정산' 대안 제시…지자체 역할 떠넘기기 지적도
'마스크 대란' 취약계층 보급하는 공공기관도 예외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인 위생용품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취약계층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보급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물량 확보에 비상이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추진하는 저소득층 마스크 등 보급 사업이 현물 확보가 어려워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공급을 안정화하고자 수출 금지와 공적 판매처 지정을 시행하고도 전국 곳곳에서 긴 줄이 이어지듯 공공 조달 납품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광산구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사회복지시설 거주자 등 취약계층 2만2천815명에게 KF94 규격 마스크 50장씩을 나눠주려 지난달 초부터 납품처를 찾고 있으나 번번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만들기가 바쁘게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어서 공공기관에 우선 납품해주겠다는 업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우선 5천장만 공급한다는 조건을 붙여 어렵사리 납품 약속을 받아냈으나 그마저도 열흘 뒤인 13일로 날짜를 받았다.

서구와 남구, 북구 등 광주지역 다른 자치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는 각 자치구에 탄력적인 사업 집행을 허용했다.

대규모 일괄 조달이 어려우니 소량이라도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자체 구매해 사용하면 사후 보조금 정산 방식으로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지침을 지역 복지시설 등에 전달됐다.

단가는 보건복지부가 정한 공공 조달 기준에 따라 마스크 장당 1천원, 손 소독제 개당 8천원으로 책정했으나 차액이 발생하면 실비 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와 자치단체조차도 개인 위생용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구매해보라는 지침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이런 지침이 서민들이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아침부터 긴 줄을 서는 악순환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구매 단가도 평상시 조달 단가 수준이어서 훌쩍 뛴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 공공 조달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으나 물품을 확보할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우선 재량껏 구매해 쓸 수 있다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