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행사 잇단 취소에 개강 연기까지…당분간 집에서 강의 들어야
모임 대신 SNS로 학교생활 정보공유·선후배 교류
'캠퍼스의 봄'은 언제…코로나19에 첫학기 망친 '비운의 20학번'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고3 시절 내내 '3월의 캠퍼스'를 꿈꿨어요.

그렇지만 이제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됐네요.

"(올해 동국대에 입학한 20학번 정모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각 대학이 일제히 신입생 대상 행사를 취소하고 개강을 연기하자 올해 입학하는 20학번 신입생들은 혼란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 대학들이 개강을 1∼2주 연기한 데 이어, 교육부가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대학 수업은 재택수업을 원칙으로 하라는 방침을 내놓은 만큼 학생들이 실제로 캠퍼스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기는 일러도 4월 초로 예상된다.

신입생들은 이런 조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연세대 20학번 박모(19)씨는 4일 "원래대로라면 이번 주부터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 캠퍼스 생활을 해야 했는데 모두 미뤄졌다"며 "개강 후에도 한동안 캠퍼스가 아니라 집에서 강의를 들어야 한다니 합격한 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아주대 20학번 정모(19)씨도 "사태가 심각한 만큼 개강 연기는 당연하지만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사이버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며 "코로나19가 최대한 빨리 종식돼 봄에는 학교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입생 행사나 개강뿐 아니라 1학기 중 학생회 차원에서 기획한 주요 행사도 취소돼 신입생들이 캠퍼스 분위기를 만끽할 기회는 더 줄었다.

연세대 응원단은 5월 16일로 예정된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를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캠퍼스의 봄'은 언제…코로나19에 첫학기 망친 '비운의 20학번'
응원단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태 완화 시기가 불확실한 현시점에서 2만명의 인원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명지대 인문캠퍼스 총학생회도 지난 2일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체육대회, 축제, 간식행사 등에 대해 연기 및 잠정적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학생들에게 알렸다.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을 안내받고 선배들과 어울릴 수 있는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자 각 학생회도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코로나19로 지난달 단과대 학생회별로 주최하는 신입생 행사가 취소되자 대안으로 10쪽 분량의 온라인 책자를 배포했다.

책자에는 성공적인 수강신청 가이드, 신입생 영어시험, 기숙사 안내, 학생증 사용법 등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았다.

연석회의는 "개강 후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책자도 만들어 이달 초 신입생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신입생들을 위해 수강신청 방법, 학교생활 안내, 학생회 소개 등을 담은 카드뉴스를 만들어 지난달 SNS에 게시했다.

'캠퍼스의 봄'은 언제…코로나19에 첫학기 망친 '비운의 20학번'
개강 전 모임 대신 단체 대화방이나 SNS로 선배, 동기들과 교류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건국대 20학번 김모(19)씨는 "단과대 선배들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수강신청 전에 짠 시간표를 봐주거나 학교생활 질문에 답을 줬다"고 말했다.

단국대 20학번 이모(19)씨도 "'에브리타임'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교재를 사고팔거나 학과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며 "선후배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도 활발해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