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한 달 만에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의 입국을 막거나 자국민의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나라가 늘어나는 등 세계에서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공포에…외국인 입국자 80% '뚝'
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6920명으로 한 달 전(2월 1일·3만8059명)의 1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주일 전(2월 23일·2만1628명)에 비하면 32% 수준이다.

올초만 하더라도 하루 1만 명을 넘어섰던 중국인 입국자가 2일 500명대로 떨어지는 등 중국인의 한국 발걸음이 끊긴 것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은 대다수가 유학생이거나 사업 목적의 장기 체류자일 뿐 평소 중국인 입국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관광객 등 단기 체류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중국인의 입국을 우려했으나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중국을 넘어서자 오히려 중국인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 방문을 자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1일 국내에 입국한 대만인은 42명으로 지난달 1일(5652명)과 비교할 때 99% 이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일본(7194명→1631명)과 미국(1967명→1022명) 홍콩(1974명→28명) 베트남(2317명→312명) 태국(1967명→229명) 말레이시아(709명→91명)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평소 한국을 많이 찾는 상위 10개국의 하루 평균 국내 입국자 수는 최근 한 달 사이 최소 50%에서 최대 99% 감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늘어난 최근 10여일 사이 외국인 입국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15일 동안 외국인 입국자는 2만 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4일 1만7318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7일(8909명) 1만 명 밑으로 줄었다.

안대규/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