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돌봐야" 경증시설도 못가는 안타까움…병상대책 한계(종합2보)

입원·시설격리 대기 2천195명…시설 6곳으로 늘렸지만 당장 입소 못해
구급차 부족, 버스로 환자 옮겨…대구시장 "이번주 코로나19 중대 고비"

정부와 지자체의 잇단 대책에도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자가 입원 대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3일 대구시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지역 확진자 3천601명 중에 입원한 환자는 1천241명에 그친다.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경증 환자 격리 치료시설에도 못 간 환자는 2천19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확진자 급증세가 이어지는 데다, 당국의 경·중증 확진자 분리 대책도 한계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대구시가 경증 환자 격리 치료를 위해 확보한 시설은 모두 6개로 늘었다.

기존 중앙교육연수원(대구 동구 160실), 농협 경주연수원(경북 경주 235실), 삼성 인재개발원(경북 영덕 210실)에 이어 천주교 대구대교구 한티피정의집(경북 칠곡 222실), 더케이호텔 경주(경북 경주 212실), 대구은행 연수원(경북 칠곡 150실)이 추가 확보됐다.

총 수용 가능 인원은 1천189명이다.

이 가운데 대구 신서혁신도시 내 중앙교육연수원에만 현재 138명이 들어갔다.

병원 입원 중이던 경증환자 41명과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환자 97명이 입소했다.

나머지 시설들은 오는 6일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먼 곳에 있는 시설의 경우 환자 이송에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는 구급차 확보난에 따른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경증 확진자 가운데 생활치료센터 이송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집에 돌봐야 할 어린 자녀가 있거나 자가격리 환경이 되는 환자 등은 격리 치료시설로 가는 것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며 "강제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유아 확진자의 경우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전날 중앙교육연수원에 입소한 경증 확진자 중 간경화 환자 1명은 의사 소견에 따라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앙교육연수원에는 현재 공중보건의와 자원봉사 인력을 포함해 24명의 의료 인력이 파견됐다.

대구시는 대기업 등이 연수원 등 시설을 경증 환자 격리 치료시설로 제공할 경우 대기업 운영 병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군이나 자원봉사 의료인력을 보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중증도 분류를 통해 중증 환자는 생활치료시설에 가지 않고 모두 병원에 입원하게 할 계획"이라며 "이미 병원에 입원한 환자도 경증인 경우는 생활치료시설로 옮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1천241명 입원 확진자 가운데 대구의료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중구), 계명대 동산병원(달서구),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보훈병원 등 지역 내 병원 입원자는 850여명이다.

나머지 환자는 광주, 경남, 전남, 충북, 서울 등 다른 시·도 병원시설로 보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성보재활원 중증장애인 5명을 3일부터 순차적으로 서울의료원으로 이송한다.

대구시는 병실 2천500병상과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3천 베드 확보를 목표로 시설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2천241병상과 1천189베드를 확보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나머지는 금주 중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지역에는 260여명의 외부 지원 의료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의사 76명, 간호사 183명 등이다.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전날 0시보다 520명 증가했다.

대구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하루 사이 741명 늘어난 데 이어 매일 514명(1일), 512명(2일), 520명(3일)씩 증가했다.

입원 치료 중인 지역 확진자 가운데 17명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주를 코로나19 상승 추세를 꺾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과 봉사자,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위를 삼갈 것을 부탁한다"며 "가짜뉴스와 유언비어 등은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