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3주 연기에도 유치원비·학원비는 그대로…학부모들 불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치원 개학이 3주간 연기됐지만, 전달과 동일하게 유치원비를 납부해야하는 학부모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유치원비는 유치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수업료와 방과 후 수업료, 간식비, 특별활동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학부모들은 국가지원금을 제외한 수십만원을 유치원에 납부한다.

개학 연장으로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며 가계 생활비가 적지 않게 늘어난 가운데 유치원비도 내야 하는 탓에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주의 한 사립유치원에 두 명의 아이를 보내는 A(38)씨는 "코로나19로 2월부터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도 3월에도 유치원비로 4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며 "유치원비를 환급받는다면 아이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는 유치원 개학을 2일에서 9일로 연기했으나, 다시 23일까지로 추가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은 개학이 연기된 기간에 한해 유치원비에 포함된 간식비나 특별활동비 등 일부라도 이월 또는 환급받기를 원하고 있다.

인터넷 맘카페 등에도 "3월에 겨우 7일만 수업을 하는데 유치원비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 "긴급보육 등을 생각한다면 원비는 어느 정도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간식을 먹지 않는데도 간식비를 받고 특별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특별활동비를 다 받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전북교육청은 학사일정이 순연됐기 때문에 유치원비 환급 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비 환급 문제를 두고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1년 단위 원비가 달마다 나눠서 지는 구조인데, 유치원 수업 일수가 단축된 것이 아니라 개학이 연장돼 학사일정이 순차적으로 미뤄진 것이기 때문에 원비 환급은 사실상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비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사립유치원의 재량이고, 유치원마다 원비의 항목도 다르기 때문에 환급 등을 교육청에서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학 3주 연기에도 유치원비·학원비는 그대로…학부모들 불만
학부모들은 초·중·고교생의 학원비에 대해서도 유사한 인식을 갖고 있다.

교육부가 학원에도 휴원을 권고했지만, 휴원은 학원 재량이며 휴원한다고 해도 학원비를 환급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도내 19%의 학원이 휴원한 상태다.

학원장들이 모인 전북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학원이 휴원하면서 학부모들이 교육비 환급을 원하지만, 강사료 등 때문에 학원 휴원과 학원비 환급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보강 등으로 학원 휴원을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는 소독한 뒤 깨끗한 환경에서 학원생들을 교육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