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입원대기 2천명…"중증도 분류·병상배정 속도 높여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가동'…"체육관 이용해 대폭 확충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가 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급증하는 확진자 수용을 위해서는 체육관 등을 이용해 센터를 서둘러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 지역에서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천명을 넘는 등 병상과 수용시설 부족 상황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3일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생활치료센터 같은 시설격리가 자택격리보다는 응급상황 대처가 가능하고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현재 속도로는 자택에서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소재 중앙교육연수원을 활용해 전날 운영을 시작한 '대구1센터'는 16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번 주 내에 영덕군 삼성인력개발원과 문경시 서울대병원인재원에 각각 203실, 100실 규모의 센터가 더 마련될 예정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설 격리를 미리 준비해야 했는데 늦어지다 보니 확진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와 같은 공간을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생활치료센터에는 경증환자 대상이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가능한 20∼30대 환자들이 주로 입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환자라면 체육관 등에서 관리하는 게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치료체계 개편에 따른 환자 중증도 분류 역시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 중증도 분류와 병상 배정에 속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구 지역 의료기관 병상이 이미 꽉 찬만큼 현실적으로 중증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한 병상을 확보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했다.

엄 교수는 "입원한 환자들을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다른 지역으로 환자를 보내는 것도 상황에 따라 판단을 달리해야 하므로 명확한 해결책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