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위치 포함 개인 이동 이력 경찰과 공유 가능성"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민의 업무 복귀를 종용하면서 인터넷 데이터를 활용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대단위 실험에 착수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는 자국민들의 스마트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자가 격리대상인지, 지하철이나 쇼핑몰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도 되는지 등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중국, 스마트폰 프로그램으로 격리 결정…시민통제 진화 가능"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능은 감염 위험을 알려주는 정도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NYT는 주장했다.

특히 공안에 시민의 활동 데이터를 공급해 바이러스 사태가 가라앉은 후에도 자동화된 사회 통제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중국 언론에서 '알리페이 헬스 코드'로 통칭하는 이 프로그램은 중국 동부 항저우(杭州)에서 처음 도입됐다.

중국 전역에서 9억명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알리페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면 개인 정보 입력 후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초록', '노랑', '빨강'의 3가지 QR 코드가 부여된다.

녹색은 이동에 제약이 없고, 노란색으로 뜨면 며칠간 자가 격리, 붉은색으로 뜬 경우 2주간 검역 격리 대상이 된다.

"중국, 스마트폰 프로그램으로 격리 결정…시민통제 진화 가능"

지난 2월24일 뉴스 브리핑에 따르면 항저우가 성도인 저장(浙江)성에서 5천만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결과 98.2%는 녹색 코드를 부여받았지만, 100만명가량은 노랑 또는 빨간색으로 분류됐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200개 도시에서 사용 중이며 다른 도시에서도 사용 중이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회사는 물론 정부도 건강 상태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격리 대상이 된 시민은 영문도 모르는 채 공포에 놓인다고 NYT가 전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개인 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IT 회사의 정보를 활용하는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

신문 분석 결과 사용자가 개인 정보 활용에 동의하는 순간 'reportInfoAndLocationToPolice'라는 프로그램이 해당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서버에 전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안이 이 정보를 활용하는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영 신화통신과 공안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공안이 프로그램 개발의 주요 파트너라고 소개하고 있다.

항저우의 한 공산당 관계자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헬스 코드 시스템에 대해 "정부 디지털화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사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중국 당국의 시민 통제 기술이 한계를 드러낸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마스크 사용으로 안면 인식을 통한 정보 수집이 어려움에 봉착했다.

"중국, 스마트폰 프로그램으로 격리 결정…시민통제 진화 가능"

이에 따라 과거 방식대로 인력을 활용한 정보 수집에 의존하게 되자 디지털을 활용해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월간 사용자가 10억명이 넘는 IT 대기업 텐센트의 '위챗'도 정부와 협력해 헬스 코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헬스 코드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항저우에 근무하는 바네사 웡(25·여)은 아무런 증상도 없지만, 빨간색 QR 코드가 뜨면서 격리된 상태로 몇 주간 후베이(湖北)성의 자택에서 보냈다.

보건 당국에서는 언제 코드 색깔이 변할지 아무런 언급이 없으며, 단지 후베이 출신이라서 격리됐다는 추측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웡 씨는 "출신 지역에 따라 사람을 구분한다면 차별 아니냐"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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