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주간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하자.”대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 차원의 이동자제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경제·사회적으로 충격이 있더라도 앞으로 2주 동안 코로나19 확산세를 제어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서울시도 기업의 재택근무와 종교활동 자제 등을 촉구하면서 이에 호응하는 ‘거리두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앞으로 2주간 통제 여부가 고비”대한의사협회는 2일 ‘3-1-1 캠페인’을 국민에게 제안했다. ‘3-1-1’은 3월, 첫째주, 1주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자는 의미다. 의협은 마스크 사용법과 손 위생관리, 개인물품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자녀 개학이 연기된 3월 첫주에는 종교활동과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집에 머물러달라는 것이 의협의 제안이다. 김대하 의협 이사는 “정부와 의료진 외에도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체가 2부제 근무나 특별 휴가, 재택근무로 직원들이 집에 머무를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의협은 “우려했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전조 증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 가능성이 있다면 설령 그것이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따라 모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치·경제적 충격을 각오하더라도 일시적으로 한국 사회를 잠시 동안 멈추는 극단적인 조치를 포함해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따져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울시도 이 같은 의협 요청에 호응해 2주간 ‘거리두기’를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서울시는 우선 2주간의 실천수칙을 제안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을 연기하는 등 타인과의 만남을 자제해달라는 것이다. 대신 전화와 인터넷, SNS로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도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중소기업 재택근무 지원할 것”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주간의 ‘잠시 멈춤’에 동참해줄 것을 제안한다”며 “코로나19의 잠복기인 2주간 개개인이 완벽히 자가격리를 하면 코로나19 전염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감염병 위기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지난달 23일 602명이었던 확진자는 이날 기준 4212명으로 일곱 배 넘게 급증했다.박 시장은 “대기업은 재택·유연근무 등의 확대 시행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중소기업도 재택근무시스템 구축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어려움이나 경제적 손실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돕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잠시 멈춤’은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모여 시행 시기와 범위, 방법 등에 대해 조속히 협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그동안 두문불출하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교회) 총회장이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이 총회장은 이날 오후 3시10분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연수원 정문 앞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정부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이같이 사죄했다.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며 잠적했던 이 총회장은 이날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하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입장문을 읽기 전 허리를 굽혀 인사한 이 총회장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당국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어 "우리는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얘기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취재진 앞에서 엎드려 큰절을 했다. 이 총회장은 또 "정부에도 용서를 구한다"며 재차 일어나 큰절하는 등 이날 총 2차례 엎드려 큰절을 했다.이 총회장은 "현재 우리는 교회도 어떤 장소도 막고 있다"며 "(종교)모임도 다 피하고 중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신천지 성도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대신 전국 곳곳에서 '비밀모임'을 열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바쁜 시기에 정부 당국에서 우리 교회를 위해서 이와 같이 노력해주시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할 일이었는데 우리가 미처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는)개인의 일이기 전에 큰 재앙이다. 우리뿐 아니라 정부도 확산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며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최선을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 검진과 관련해선 정확히 사안을 모른다고 했다.이 총회장은 "나는 매년 독감주사를 맞는다. 코로나는 (검사를 받으라는)연락이 와서 검사를 받았다. 음성이라고 하는데 음성인지 잘 모른다"며 다소 횡설수설 했다.이에 대해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는 사본 증명서를 보이면서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달 29일 글로리아 국제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며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천지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신도, 가족, 지인 등)로 확인된 경우는 2113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59.9%에 달한다.특히 대구 신천지교회 확진자 비율이 이중 73.1%에 달한다. 광주(77.8%)와 울산(52.9%)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신천지 교회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절반을 넘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17곳 가운데 13곳에서 신천지 교회 확진자가 나왔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영상=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