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수립했다. 회사와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 출입할 수 있는 모든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전 직원은 조선소에 출입하기 전 발열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37.5도가 넘는 고열 의심 직원은 출입을 통제한다. 시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직원의 출입 역시 금지하고 있다.외부인의 출입 또한 철저하게 통제된다. 주기적으로 진행해오던 견학 프로그램을 전면 중지하고, 업무 목적으로 회사를 찾는 방문객의 출입을 통제했다. 특히 사업장 내 특별방역을 주기적으로 시행해 혹시 모를 외부 위험 요소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직원들의 건강 관리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20여만 장의 마스크를 제공했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에 위치한 식당들을 4부제(30분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선택적 근로제 같은 유연 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근무시간을 하루 두 개 조로 나눠 출퇴근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에 시행하던 선택적 근로제를 확대 실시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임산부 및 중국 등 해외 출장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도 시행하고 있다.어려움에 빠진 이웃 돕기에도 직원들이 앞장서고 있다. 전국적으로 헌혈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 MOS 임직원들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사내에서 단체 헌혈을 했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하루빨리 배치돼 환자를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나라에, 대구에 힘이 되고 싶습니다.” “기간도, 지역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 환자를 돕고 싶습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극심한 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환자 치료 지원을 한 간호사들의 각오다.대한간호협회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는 510명의 간호사가 대구·경북지역에 가겠다고 지원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모집업무를 시작한 지 하루 만이다.이들 중 환자 치료 업무를 지원한 간호사는 347명, 선별진료센터 업무를 지원한 간호사는 163명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이미 지원한 간호사 787명까지 포함하면 현장에 가겠다고 한 간호사는 1297명에 이른다.협회를 통해 지원한 510명의 간호사들은 올해 대학을 졸업해 면허를 딴 24세 신입 간호사부터 퇴직 후 집에서 생활하다가 힘을 보태겠다고 지원한 60세 은퇴 간호사까지 다양했다.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중환자실, 응급실, 내과병동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들이다. 남자 간호사는 22%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발령을 미루고 지원한 신입 간호사, 간호사 자매, 퇴직 간호사 등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간호사들의 지원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간호사들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는 극심한 의료자원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대구시 확진자 중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는 2008명이다. 환자가 몰리면서 의사는 물론 간호사 인력 부족도 극심하다.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전국에서 지원한 간호사 등 90여 명이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하면서 환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몰려 간호사 한 명당 20명 넘는 환자를 보고 있다.경북지역 간호인력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날 경상북도에 따르면 확진자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포항의료원에 109명, 안동의료원에 51명의 간호사가 부족하다. 경상북도는 간호사협회를 통해 지원한 간호사 30여 명을 충원하고 마을 단위 보건진료소 301곳의 간호사를 최대한 투입할 계획이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LG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위기 상황을 맞아 상생 협력을 강화한다.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LG 계열사들도 위기를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성금과 구호물품을 기탁했다.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다. 그룹의 가장 큰 자산인 임직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선 임산부 재택근무 등의 조치를 발 빠르게 시행했다.협력사 무이자 대출 확대LG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에 있는 협력사 유양디앤유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엔 진홍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 LG전자 주요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했다.최근 LG전자는 협력사의 원재료 조달과 조업 일정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마스크 공급, 항공 운송비 지원 등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국내로 생산시설 등을 이전하는 협력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에 있는 협력사들이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생산성 향상 컨설팅, 구매 물량 보장 등을 통해 안착을 돕기로 했다. 신기술, 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을 지원하고 무료 교육 등을 통해 협력사 임직원 역량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00억원 규모이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한다. 자금 지원 시점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이달부터 진행한다. 협력사가 설비 투자, 부품 개발 등을 차질없이 이어가며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저금리 대출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도 운영하고 있다.이시용 센터장은 “협력사가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핵심”이라며 “협력사가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코로나19 확산 방지에 60억원 지원LG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LG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재난 취약계층과 경제활동 위축으로 피해를 본 저소득층을 지원할 계획이다. 계열사 LG생활건강은 10억원어치의 핸드워시 제품을 현물로 지원했다.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임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대표적이다. 임산부 직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직원은 원하는 기간 동안 집에서 일할 수 있다. 재택근무 기간은 정상근무로 인정된다. 임직원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출퇴근 혼잡 시간에 대중교통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되 출퇴근을 당기거나 늦출 수 있는 탄력적 출퇴근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시간을 분산해서 식사할 수 있도록 전 사업장의 사내식당 운영시간도 연장했다.LG전자는 전 사업장에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했다. 임직원들의 사업장 간 출장도 금지했다. 재택근무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원격 근무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를 점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제작한 자가진단 모바일 앱을 임직원에게 배포해 발열, 기침 등 건강 이상이나 확진자 및 의심자 접촉 여부 등을 1일 1회 필수 입력하도록 조치했다.주요 그룹 행사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LG는 매년 미국에서 여는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 채용 설명회인 ‘LG 테크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수백 명이 모여 저녁식사를 포함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참석자 안전을 위해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는 올해 개최 예정인 채용 행사를 그룹 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열 계획이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