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본격화 14일째…의사 실신·선별진료소 간호사 확진 판정
대구시장 "정부, 의료인 동원령 내려서라도 인력 확보" 요청
코로나19 강타한 대구, 의료진 끝없는 '사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2주째를 맞으면서 전국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의료진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구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2일 오전까지 확진자 수는 3천81명으로 급증했고, 이 중 1천50명이 시내 대학병원과 각급 병의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자 발생 이후 14일째를 맞으면서 하루 12시간 이상 휴식 시간 없이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피로 누적은 한계에 달했다.

정부는 전날 중증환자와 경증환자 치료를 분리해 경증환자를 병원 바깥 생활치료센터에서 돌보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나 이날 0시 기준 대구시 확진자가 전날 오후 4시보다 377명 늘었고 입원 대기 환자는 2천8명에 달해 의료진 업무 과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중구)은 의사 30명 등 의료진 230여 명을 투입하고 인력 70여 명을 지원받았지만 연일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병원은 병상 부족을 해결하고자 지난달 29일 병상 수를 240개에서 300개로 늘렸다.

감염병 담당인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의사뿐 아니라 일반 내과, 외과 등 타 진료 분야 의사들까지 환자 치료에 투입됐다.

한 의사는 최근 과중한 업무 때문에 일시 실신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 진료를 계속하기도 했다.

이 병원에는 타지에서 파견된 지원인력을 포함해 간호사 90여 명이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몰리면서 간호사 1인당 20명 이상을 돌보는 상황이다.
코로나19 강타한 대구, 의료진 끝없는 '사투'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의료진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온몸을 감싸는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땀투성이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료용 마스크, 고글, 비접촉 체온계 등 의료 및 보호장비 부족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확진 환자들이 입원한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파티마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대구보훈병원 등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대구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보던 국립교통재활병원 파견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때문에 밀접 접촉한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등 10명이 자가격리됐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격무에 지친 의료진 이탈도 벌어졌다.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은 2일부터 입원 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확진자 전문병동으로 전환했으나 간호사 약 100명 중 16명이 최근 사직해 비상사태를 맞았다.

간호사들은 수일 또는 열흘 이상 집에 가지 못한 채 일하느라 어린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등 여러 면에서 한계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감염병 전담병원 근무 의료진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병원에 상주하면서 근무해야 한다.

경북도는 간호사협회에 자원봉사를 요청하고 정부 지원을 건의해 간호사 15명을 배정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부가) 의료인에 대한 동원령을 내려서라도 필요한 인력을 조기에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