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학생회관에 동아리 모집 행사도 취소
새내기로 술렁거렸을 대학 캠퍼스 개강연기에 "유령도시 같아"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 개강이 1∼2주가량 미뤄진 가운데 3월 첫 월요일인 2일 서울 시내 대학 캠퍼스는 한산했다.

예년 같으면 이른 봄옷을 차려입은 새내기들로 술렁거렸을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도 텅텅 비었고, 동아리 신입 부원을 모집하는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 있던 게시판마저 빈 곳이 많았다.

도서관을 찾은 소수 학생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다.

학생 라운지나 열람실은 평소 방학 때보다도 더 썰렁했다.

자리에 앉은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11년째 서울대 건물을 관리하는 A씨는 "주말보다 사람이 적은 건 처음 본다"면서 "3월이면 각종 동아리 행사들로 건물 앞이 북적이고 떠들썩했는데 오늘은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도서관 앞에서 만난 대학원생 지 모(26) 씨는 "코로나19 걱정을 크게 안 했었는데, 오히려 사람이 너무 없으니까 좀 두려워지는 느낌"이라면서 "개강 이후엔 학생 식당 줄이 너무 길어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새내기로 술렁거렸을 대학 캠퍼스 개강연기에 "유령도시 같아"

서강대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총학생회실은 아예 불이 꺼진 상태로 문이 잠겨 있었고, 학내 게시판에는 동아리 홍보 게시물이 하나도 붙어 있지 않았다.

학생회관 근처는 평소라면 신입생 환영 행사들과 동아리 홍보로 떠들썩했겠지만, 이날은 적막했다.

간혹 교직원이 왕래할 뿐 학생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 청소를 하고 있던 직원 김 모(64) 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들이 와서 정신없이 길을 물어봐야 하는 때인데 너무 썰렁하고 한가하니 이상하다"면서 "월요일에는 주말 동안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 게 일인데 쓰레기통도 텅 비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평소 방학 때보다도 학생들이 훨씬 적은 것"이라면서 "동아리방이나 건물 열람실이 다 폐쇄돼 재학생들이 올 곳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학과 3학년생 남 모(23) 씨는 "군 전역 뒤 이번 학기에 복학하는데, 썰렁하고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마치 유령도시 같다"고 묘사했다.

남 씨는 "신입생들은 오리엔테이션도 취소되고 동아리 홍보도 멈춰서 입학은 했지만 학교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을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신입생들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곤 하던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분수대 앞도 벌써 핀 봄꽃이 무색하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캠퍼스를 걷는 일부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고, 여럿이 함께 다니기보다는 혼자서 급한 볼일만 해결하려는 듯이 종종걸음을 옮겼다.

중국 유학생들이 머무는 경희대 기숙사 '세화원'은 이날도 굳게 닫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됐다.

행정학과 3학년 정 모(24)씨는 "개강이 미뤄지기는 했지만 3월에 캠퍼스가 이렇게 한산한 걸 보는 게 처음이라 이상하다"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도 없고 열람실도 이용을 못 해 방학보다도 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내기로 술렁거렸을 대학 캠퍼스 개강연기에 "유령도시 같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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