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학생 몇 안 돼…어쩔수 없는 맞벌이 학부모들이 주로 맡겨"
아이들 종일 마스크 쓰고 생활…"학교 마스크 상당수 정부 제출해 재고 안 많아"
초교·유치원 '긴급돌봄교실' 첫날…학생 거의 없어 한산

2일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앞. 학교에 도착한 차량에서 5살과 7살 남자아이들이 내렸다.

한 교사가 다가와 아이들의 체온을 쟀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들어가자마자 소독제로 손을 닦았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와 유치원에는 긴급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학을 일주일간 연기하는 대신 긴급돌봄을 기존 일과 시간에 맞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마스크를 쓴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이 속속 도착했다.

학부모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자녀들을 유치원에 맡기러 온 한진희(39)씨는 "자영업자라 아이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며 "미용실을 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건 더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충무초등학교에는 16명, 병설유치원에는 9명이 긴급돌봄교실을 신청했다.
초교·유치원 '긴급돌봄교실' 첫날…학생 거의 없어 한산

같은 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원초등학교에도 몇몇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왔다.

학교 관계자는 "긴급돌봄교실에 오는 학생은 몇 안 된다"며 "아무래도 부모들이 집보다 학교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맞벌이를 해 어쩔 수 없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맡기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자녀를 둔 원모(43)씨는 "맞벌이 부부인데다 회사에서 재택근무 허용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유치원에 보냈다"며 "어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자녀들을 학교에 안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손자의 등교를 도우러 왔다는 이모(71)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지만 학교를 안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개학이 연기됐지만 이렇게 돌봄교실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초교·유치원 '긴급돌봄교실' 첫날…학생 거의 없어 한산

이날 서울 강남구 세명초등학교에는 오전 8시 15분부터 학생 두 명이 교실에 와 책을 읽고 있었다.

한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오지 않은 것을 보고 교사가 마스크를 씌워주며 체온을 측정했다.

정문 앞은 학교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가 거의 없어 한산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등교시키던 학부모 황모(34)씨는 "지난주에는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허용했는데 이번 주엔 안 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학교에 데리고 왔다"며 "어린이집과 달리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돌봄교실에 오는 학생들은 170여명 정도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30~40명으로 줄었다"며 "어린아이들이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에 답답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점심이나 간식을 먹을 땐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것도 한계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꼭 쓰고 학교에 오라고 당부하지만 간혹 안 쓰고 오는 학생들이 있다"며 "그런 경우는 학교에 있는 마스크를 씌워주는데 이번 주말에 마스크 상당수를 정부에 제출해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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