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ROTC 소속…여성 후보생 임관 1위는 역대 세 번째
ROTC 임관 1위 이수지 소위 "여군 능력 보여주는 주춧돌 될 것"
"후보생이 되기 전에는 예능 프로그램 같은 걸 보면서 '저런 훈련은 재미있겠다', '저걸 왜 못하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첫 기초군사훈련 때 바로 깨달았습니다.

아, 호락호락한 게 아니구나.

(웃음)"
성신여대 학군사관(ROTC) 후보생 이수지(23)씨는 2일 소위 임관과 함께 대통령상을 받는다.

110개 대학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소속 남녀 후보생 3천600여명을 통틀어 임관 성적 1위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여성 후보생이 대통령상을 받기는 역대 세 번째다.

첫 훈련 때만 해도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다던 이씨는 자신이 우수한 성적을 받게 된 공을 모두 동료 후보생 28명과 교수진에 돌렸다.

이씨는 "다른 대학 학군단에서 저에 대해 '쟤는 완벽한 애다.

강철이다.

아니면 괴물이다' 등의 소문이 나기도 했다던데 저는 절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25㎏ 완전군장에 어깨 피부가 벗겨지고 발에 물집이 수두룩하게 잡혔을 때도, 실수를 자책하며 힘들어할 때도 동기들이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고 한다.

이씨는 "저보다 체구가 왜소한 후보생 동기조차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꿋꿋하게 행군하는 것을 보고 '포기'라는 건 생각지도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동계 입영훈련에서 특급전사로 선정됐다.

특급전사가 되려면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3㎞ 뜀 걸음 3개 종목에서 '특급' 성적을 받는 동시에 사격에서도 특등사수가 돼야 하고, 정신전력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그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고 이뤄낼 때마다 성취 욕구가 충족되는 느낌"이라며 "스스로 한계를 극복할 때 자존감도 더 채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ROTC 임관 1위 이수지 소위 "여군 능력 보여주는 주춧돌 될 것"
이씨가 소속한 성신여대 학군단은 선후배 사이가 유달리 끈끈하다.

선배들이 '사격 자세 꿀팁', '사격을 하다가 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을 후배들에게 쪽지로 전수해 주기도 한다.

이씨는 "3천600여명 ROTC 후보생 가운데 여자 후보생은 300명이 채 안 된다"며 "아무래도 소수이다 보니 뭉치게 되기도 하고, 남성 후보생과의 신체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면서 더 끈끈해지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군인을 꿈꿨다는 이씨는 "군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남성이 주가 되고 또 남성이 많은 능력을 발휘하는 곳이지 않나"라며 "그곳에서 여성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2년 4개월 의무복무를 마친 후에도 가능한 한 오래 군에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전투를 수행하는 병과 중 하나인 보병에 지원했다.

이씨는 "지난해 최초로 여군 소장이 탄생하는 등 여군들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다"며 "저도 하나의 주춧돌이 되어 여군이 어떻게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