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카페리 선사들, 직원들에 1개월씩 유급휴직 권고
인천항 면세점 등 상업시설 한달 전부터 무기한 휴점
한 달째 국제여객 끊긴 인천항…크루즈도 줄줄이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인천 항만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인천∼중국 10개 항로 국제카페리가 여객 운송을 전면 중단함에 따라 지난해 5만1천명에 달했던 인천항 2월 국제여객 수가 올해는 '0'을 기록했다.

인천∼중국 카페리 여객 수는 2016년 92만명을 기록했으나 사드 갈등 여파로 2017년 60만명으로 급감한 뒤 2018년 81만명, 지난해 103만명으로 회복됐다.

올해는 6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을 맞아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115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단체여행이 급감했던 2015년의 경우 인천∼중국 카페리 여객 수는 81만명으로 전년 대비 15.4% 감소한 바 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은 여객 부문 직원들에게 돌아가면서 1개월씩 유급휴직을 권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선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이달부터 고용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5월 이후에나 카페리 여객 운송이 정상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중국 현지에서는 최근 제조업체 가동이 70∼80% 수준까지 회복됐고 항만 기능도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다"면서 "이제는 반대로 국내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물동량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째 국제여객 끊긴 인천항…크루즈도 줄줄이 취소
출국하는 카페리 승객들을 상대로 주류와 담배를 많이 팔았던 인천항 면세점들을 비롯한 터미널내 각종 상업시설도 무기한 휴점에 들어간 지 한 달을 넘기고 있다.

카페리 선내 청소를 담당하는 인천항운노조 소속 일용직 여성 근로자 60여명도 지난달 수입이 완전히 끊겨 생계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항 크루즈 입항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올해 인천에 기항이 예정된 첫 크루즈인 3만5천t급 노티카호는 최근 일정 취소를 인천항만공사 측에 통보했다.

이 크루즈는 승객 650여명을 태우고 이달 말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다음 달 초 기항 예정이었던 4만t급 크루즈 오션드림호도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인천항 기항 예정인 크루즈는 4월 말부터 연말까지 14척만 남은 상태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인천 기항 크루즈가 전년 대비 4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남은 크루즈도 정상적인 승객 모집과 운항이 어려워 상당수가 취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행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2월 인천항 물동량이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국제여객 운송 중단으로 업체와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해양수산부와 카페리선사, 터미널 입점업체, 항만 일용직, 연안여객선사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