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난민 신청 기회마저 차단" 비판
헝가리, 터키가 국경 열자 "난민 수용 안해…코로나19 우려"
헝가리는 최근 터키가 자국 내 이주민들의 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난민 신청자의 추가 수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죄르지 바콘디 헝가리 안보 고문은 전날 기자 회견을 열고 세르비아 접경 지역에 마련한 난민 수용소에 이미 입소해 있는 난민 신청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에서 유럽으로 오려는 이주민 대부분이 내전이 격화한 시리아가 아닌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 이란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중동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이 된 이란을 지나왔다면서 이들을 받아들일 경우 이미 수용소에서 난민 허가를 기다리는 321명의 이주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헝가리에는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콘디 고문은 "헝가리는 (국경을) 열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과 군 병력을 국경에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터키가 국경 열자 "난민 수용 안해…코로나19 우려"
이에 대해 난민 인권 단체인 '헝가리 헬싱키 위원회'는 "난민 신청의 기회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극히 일부의 난민 신청자만 수용해온 헝가리 당국이 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그 기회마저 완전히 차단했다는 지적이다.

헝가리는 이동의 자유가 보장된 솅겐 조약 가입국으로, 헝가리에 입국하면 독일이나 북유럽 등 다른 유럽 국가로 갈 수 있어 유럽행 이주민의 주요 육상 통로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우파 민족주의 정당이 집권 중인 헝가리는 그간 난민과 이주민에 대해 강경책을 펴왔다.

유럽에 '난민 위기'가 일어난 지난 2015년에는 국경선에 철조망을 둘렀으며, 최근에는 세르비아와 걸쳐 있는 티서강에 순시선을 배치하는 등 강경책을 펴오고 있다.

한편, 터키가 지난달 28일 자국에 유입된 이주민의 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인접국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에는 1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리고 월경을 시도하면서 다시 한 번 난민 위기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터키는 2015년 난민 위기 당시 유럽행을 바라는 난민을 자국에 수용하는 대가로 유럽 국가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로 했으나, 유럽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난민에게 유럽행 문을 개방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헝가리, 터키가 국경 열자 "난민 수용 안해…코로나19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