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허위사실유포·조사방해 등 48건 수사·처리…정읍지청 첫 사례
신천지 강제수사 가능성…검찰 "방역당국 업무에 도움 되느냐가 기준"
코로나19 허위신고 첫 구속기소…메르스 땐 실형 나오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2월 29일 기준으로 3천명을 넘는 등 확산 추세 속에서 유언비어 유포나 보건용품 매점매석, 역학조사 방해 등 불법 행위도 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이런 상황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기면서 관련 범죄에 신속·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고강도 수사 방침에 따라 첫 구속 기소자가 나오는 등 단속 성과가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 검찰이 관리 중인 사건은 총 48건…정읍지청서 첫 구속기소
1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대검에 취합된 코로나19 관련 사건은 총 48건이다.

이는 검찰이 수사지휘나 수사, 기소, 공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건들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소 3건, 각하 1건, 경찰 송치 6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38건 등이다.

혐의별로는 ▲ 마스크 대금 편취 22건(사기) ▲ 허위사실 유포 14건(업무방해 등) ▲ 확진환자·의심자 등 자료유출 8건(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 확진환자 접촉사실 허위신고 및 역학조사시 허위진술·격리거부 3건(위계공무집행방해 등) ▲ 보건용품 등 사재기 1건(물가안정법 위반) 등이다.

첫 구속기소 사건은 전주지검 정읍지청에서 나왔다.

이 검찰청은 지난달 27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6일 "중국 우한에 다녀와 우한폐렴이 의심된다"는 내용으로 허위신고를 해 보건소 직원 등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지난달 11일 업무방해 혐의로 B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B씨는 지난 1월30일 자신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신종바이러스 의심환자가 속초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라는 취지의 허위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대구지검도 지난달 21일 업무방해 혐의로 C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C씨는 지난달 7일 '속보) 현재 중국 다녀온 우한폐렴 의심환자가 대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 있고 검사 중이며 응급실 폐쇄 예정이랍니다.

경상분들 가족들 단속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작성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올린 혐의가 적발됐다.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있어 수사에 나섰지만 처벌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 처분된 사건도 있다.

광주지검은 D씨를 수사한 뒤 각하 처분했다.

D씨는 지인에게서 받은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다른 이에게 전달했는데, 중간에 정보를 단순하게 옮긴 사람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는 요건상 어렵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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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 지난달 21일부터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을 팀장으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도 개별적으로 대응팀을 만들어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불법 행위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특히 검찰은 코로나19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을 악용해 마스크 매점매석 등으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한 중국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스크 수십만장을 갖고 있다고 속인 뒤 구매 의사를 밝힌 중국인 4명을 상대로 1억7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가 드러나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마스크 등 보건 용품과 원·부자재의 유통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검찰이 관세청과 국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긴밀히 협력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정부의 역학조사를 기피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신천지예수교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수사 추이도 주목된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지난달 27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89) 총회장을 고발한 사건은 수원지검이 수사 중이다.

대구시도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하는 등 고소·고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검찰은 감염원과 감염경로 파악에 필수적인 신도 명단을 신천지 측에서 정확하게 제출하지 않았던 점, 종교 시설의 위치 정보를 전부 공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신천지 측의 고의적인 역학조사 기피나 방해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따라 검찰이 강제수사를 동원해 수사 강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신천지 측의 명단 고의 누락 의혹이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가 확보한 신도 명단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범죄 혐의가 명확하다고 보기 어려워 수사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대검 관계자는 "신천지 고소·고발 사건의 수사 방식은 방역 당국의 행정 업무에 도움이 되느냐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방역 당국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해 수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과 긴밀히 협조하며 신천지 신도 관련 사항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본과 각 지자체는 신천지 교회 서버에 등록된 신도 명단과 주민 신고, 과거 유출된 명단 입수 등 방식으로 명단을 비교해 조사하고 있다.
코로나19 허위신고 첫 구속기소…메르스 땐 실형 나오기도

◇ 과거 '메르스' 관련 판례 보니…가짜신고 등에 실형 선고
검찰이 방역당국에 대한 업무 방해나 '가짜 뉴스' 유포 등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히면서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 당시 유사한 범죄에 대한 처벌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가 퍼질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방역당국에 혼란을 준 이들 다수가 재판까지 넘겨졌다.

허위 신고를 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E씨의 사례가 눈에 띈다.

E씨는 2015년 6월 자정께 전북도청 보건의료과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열이 나고 기침 증상이 있어 계속 집에 있다"며 메르스 의심 신고를 했다.

보건소는 방문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경찰 협조를 받아서야 4시간 만에 E씨의 소재를 찾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E씨의 신고 내용은 모두 가짜였다.

E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이 적발된 상태에서 허위 신고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 때문에 벌금 등의 처벌과 보호관찰을 받게 될 상황을 모면하겠다는 생각에 격리가 필요한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E씨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2심에서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전국에서 다수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사회적 혼란과 불안감이 극심했고 정부는 사태를 신속하게 종식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럼에도 E씨는 자신의 벌금 집행과 보호관찰을 피할 목적에서 혼란을 악용, 허위신고를 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메르스 환자가 특정 병원에 입원했다는 허위 글을 SNS에 게시했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경기도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F씨는 2015년 5월 학부모들이 모인 SNS에 'G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서 의사, 간호사 모두 검사받고 있다네요.

병원 간호사가 친구 와이프입니다.

조심요' 등의 허위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이 같은 형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허위 사실로 해당 병원이 피해를 봤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상당한 불안감을 줬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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