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사전 검증ㆍ치밀한 사후 관리가 성공 비결

[통통 지역경제] 창업 성공률 97%…'함께하는 인천사람들'

작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5년 이상 살아남은 업체는 전체의 29.2%에 불과하다.

창업 업체 10개 중 7개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되는 현실은 창업 성공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인천 사회적은행인 사단법인 '함께하는 인천사람들(함인사)'에서 창업 지원을 받은 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2012년 6월 설립 이후 작년 말까지 함인사의 지원을 받아 421개 업체가 창업을 했는데, 망한 업체는 12개(2.9%)에 불과하다.

나머지 409개(97.1%) 업체는 월평균 8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엄혹한 창업 시장에서 강한 생존력을 보인다.

비결은 뭘까.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출신 김하운 함인사 이사는 높은 생존 비결이 "창업을 잘 말려왔기 때문"이라고 역설적으로 답한다.

실제로 설립 이후 4천403명이 창업 지원 상담을 받았지만, 이 중 421명(9.6%)만 함인사의 창업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상담자 10명 중 1명만이 함인사의 창업 지원을 받은 셈이다.

함인사가 금융 소외 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돕기 위해 서민 창업 지원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단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그러나 함인사는 창업 지원이 절대 동정이나 적선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는 "우리를 찾아오는 분 상당수는 일반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없을 정도의 최저 빈곤층인데, 한 번 더 욕심내다 망하면 정말 회복 불능인 분들"이라며 "죽을 각오가 돼 있고 자존심 다 버리고 온 경우가 아니라면 창업 말고 월급 받는 일자리를 구하라고 권한다"고 설명했다.

[통통 지역경제] 창업 성공률 97%…'함께하는 인천사람들'

함인사는 창업 지원 대상을 선정하기에 앞서 의뢰인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업종분석·상권분석·입지분석·권리분석·재무분석 등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친다.

은행 지점장, 마을금고 감사 등 금융권 출신 인력으로 구성된 운영위원들은 전문적이면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 분석을 거친 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를 추려 지원 대상으로 최종 선정한다.

창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의뢰인은 최대 2천만원을 창업 자금으로 융자받을 수 있다.

인천신용보증재단이 특례보증을 서면 시중 은행이 대출금을 융자해주고 인천테크노파크는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의뢰인은 담보 없이도 2%대 저리에 창업 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단 4년 안에 원리금을 균등분할 상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지원자 본인의 자본 3천만원과 대출금 2천만원을 합쳐 5천만원 정도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함인사는 창업 후에도 사후관리 컨설팅을 통해 대출 상환과 수익금 운용 기법을 전수하며 창업 성공을 돕는다.

매출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으면 상권이나 입지 분석을 다시 하며 '망하지 않을 돌파구'를 찾는 방식으로 도움의 손길을 놓지 않는다.

특히 업주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소비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주력한다.

4년간 매달 원리금 43만원을 상환하려면 벌어서 갚는 것보다 아껴서 갚기가 훨씬 쉽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김 이사는 "소비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막으면 장사가 안돼도 대출금 상환은 어렵지 않다"며 "그렇게 4년을 갚으면 빚은 없어지고 가게와 단골은 남게 돼 초기투자금도 회수하고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통 지역경제] 창업 성공률 97%…'함께하는 인천사람들'

이런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덕분에 업주들은 낮은 신용등급으로도 대출을 받고 번듯하게 자기 가게를 열어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421개 업체 중 서비스업이 178개(42.1%)로 가장 많고, 음식업 134개(31.8%), 도소매업 92개(21.8%) 등이 뒤를 이었다.

업주 421명 중 221명(52.4%)은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이며, 가구 연 소득 합계가 3천7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도 304명(72.2%)에 달했다.

함인사는 개인 회원과 선광·NH농협은행·신한은행·교보생명·호텔신라 등 기업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한때 상주 인력 월급도 지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여건이 어려워져 운영 중단을 고려해야 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함인사의 공적 기능을 눈여겨본 몇몇 기업의 후원으로 명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김 이사는 "올해는 소상공인 점포 리모델링 지원사업, 사회적경제 활성화 공동기금 조성 사업, 가정경제 회복 지원사업 등 서민 창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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