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다른 일정으로 불참…앞으로 부본부장이 번갈아 진행키로"

28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 정은경 본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시청자들 사이에 궁금증이 증폭됐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이후 지금껏 정례브리핑을 도맡아 진행하면서 신뢰감을 주는 설명으로 정부 코로나19 대응에서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정 본부장이 이달 들어 브리핑 마이크를 직접 잡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본부장을 대신해 권준욱 부본부장이 브리핑에 나서자 정 본부장의 건강이 악화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방대본은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이 다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방대본 부본부장으로 참여하게 되며, 앞으로 정 본부장과 함께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 나선 권 부본부장은 "아침에 정 본부장과 회의도 같이 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이어 "본부장이 (브리핑을) 주로 하고, 일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부본부장인 저와 번갈아 가며 브리핑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차분한 어감으로 사실을 정확히 전달해 소통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안색이 좋지 않고 해쓱해진 모습을 보여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도 정 본부장과 본부 직원들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정 본부장은 "업무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잘 견디고 있다, 그 정도 답변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 본부장을 거론, "좀 허탈하지 않을까"라면서 "보통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격려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의 첫 여성 수장인 정 본부장은 2017년 임명됐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1995년부터 질병관리본부(당시 국립보건원)에 들어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위기관리에 앞장서 왔다.
'코로나19 브리핑' 정은경 본부장 대신 부본부장이 진행…이유는
/연합뉴스